본문 바로가기
Book Some place../Richboy, 책방을 뒤지다!

오늘의 신간 - 명가의 탄생(홍순도, 서교출판사, 2009)

by Richboy 2009. 11. 18.

 

   몇 해 전 <경주 최부자 500년의 신화>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대단한 부를 보유했으면서도 철저하게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사회봉사 정신으로 나라와 이웃을 위해 자신들의 재산을 아낌없이 썼던 500년 역사의 경주 최 부잣집을 이야기한 책인데요, 이탈리아에 부자가문으로 유명한 메디치 가문으로 비유하기도 했던 가문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은 꽤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그 근저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나온 <명가의 탄생> 역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이야기한 책입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명가를 포함해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세계적인 명가 등 모두 23인과 그의 집안들을 소개한 책입니다. 매일경제 국제부 기자와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했던 홍순도 님께서 펜을 잡으셨네요.

 

승자독식사회가 대세가 된 오늘날, 부의 양극화와 세습화는 적잖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도 세계 제일의 부자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부시가 내놓았던 '상속세 폐지'에 대해 '자식에게 고스란히 재산을 남겨주는 것은 자식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악을 생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반대를 한 바 있습니다. 가장 재산이 많은 그들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넘치게 가진 자들의 여유'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무게감을 갖게 합니다. 무엇이 그들에게 그러한 신념을 갖게 한 것일까요?

  그것은 '집안 교육'에 있습니다. 그들이 엄청난 부를 이루게 한 것도, 이뤄낸 부를 사회에 보탬에 되도록 되돌릴 생각을 하게 한 것도 바로 '교육'에 있습니다. <명가의 탄생>은 국내외의 위인과 그의 집안 그리고 이들을 성장하게 한 '가문의 교육'에 주목했습니다. 책에 소개된 인물들을 살펴보니 '재산'으로만 평가된 것이 아니군요.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알고 싶다면, 자녀들에 대한 '참교육'을 배우고 싶다면 관심을 가져볼 책인 듯 싶습니다.  읽은 소감은 리뷰에서 만나겠습니다.

 

<출판사 책 소개>

 

한국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표상, 경주 최 부잣집.
그 500년 부를 유지한 경영철학과 장기경영 전략,
대를 잇는 부자교육과 부자경영의 노하우를 밝힌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부자

동서고금을 통해 수많은 부자들이 있었지만 경주 최 부자처럼 500년이란 오랜 세월 내내 변함없이 세상 사람들의 존경과 칭송을 받은 경우는 없었다.
서양의 최장수 부자가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은 200년 동안 부를 유지하는데 그쳤고, 더욱이 그들은 정권의 실세로 권력을 행사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등 비도덕적이고 반윤리적인 행태를 보이며 결국 멸문되고 말았다.
그러나 경주 최 부잣집은 적정이윤 추구와 정당한 재산증식을 통해 부를 유지했다. 흉년기에는 절대 재산을 늘리지 않았고, 권력과 결탁해서 이권을 가로채는 일도 없었다. 나아가 마지막 부자 최준은 전 재산을 나라와 사회에 스스로 바쳐 부자가문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경주 최 부자들처럼 대대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독립을 위해, 사회봉사를 위해 온 몸과 마음, 그리고 전 재산을 다바치며 살다 간 부자는 찾기 힘들 것이다.
부자이면서도 자신들은 철저하게 근검절약을 실천했고, 투철한 사회봉사 정신으로 나라와 이웃을 위해 자신들의 재산을 아낌없이 썼다. 임진왜란 때는 의병활동을 위해, 일제 때는 독립운동을 위해 재산을 아낌없이 바쳤다.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빈민구제에 앞장섰고, 노비들에게 인간적인 대우를 해 노비가 도망가지 않는 집으로도 소문이 났다. 그래서 활빈당도 최 부잣집만큼은 공격하지 않았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소리 없이 실천한 산 증표인 셈이다.


부자경영과 부자교육

경주 최 부자가 500여 년 동안 장기적으로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남다른 그들 나름대로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경영 노하우,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한 가족문화와 엄격한 부자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주 최 부잣집에서는 육연(六然)과 가거십훈(家居十訓), 그리고 대대로 전해 오는 가훈의 형태로 엄격하게 후손교육을 실시했다. 그래서 이 가르침은 그들의 사람 사는 도리가 되었고, 부자경영의 노하우가 되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최 부자들은 부자에 걸맞는 신분을 유지하되, 자제하고 절제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 그래서 만 석 이상으로 재산을 모으지 말 것과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고 했다. 또 절약과 검소를 철저히 가르쳐 시집온 며느리들에게 무명옷을 입게 한다든지 은비녀 이상의 패물은 가지고 오지 못하게 하도록 했다.
또 후손에 대한 재산분배도 당시의 장자 중심에서 벗어나 장자 이하의 아들과 딸, 그리고 서자에게도 비율에 따라 골고루 분배했다. 또 자녀들을 불러 모아 상속재산에 대해 분쟁하지 않기로 하는 서약서인 화해기(和解記)를 작성하고 모두 도장을 찍도록 해 유산상속에 대한 잡음을 일찌감치 없앴다.
특히 경영학적 측면에서는 기본적으로 농사와 잠업에 힘쓸 뿐 아니라 당시 양반들이 취급하기 꺼려 했던 해산물이나 한지 생산에도 관심을 가졌다.
또 마름(농지 소유자의 집사)의 횡포가 심하다든가 지주가 소작료를 계속 올리는 등 소작제도가 사회문제가 되었을 때도 최 부잣집은 직접경영과 병작제(竝作制)를 실시해 최 부자의 토지가 늘어날수록, 수확량이 많아질수록 그에 비례해 소작농의 수입도 늘어나게 했다.
궁극적으로 항상 이웃에 대한 겸손과 나눔의 삶을 강조하며 온전하게 오래도록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참부자의 길을 자손 대대로 가르쳤다.


경주 최 부자 이야기의 진본

저자는 1997년 경주 최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논문을 통해 처음으로 이 세상에 내놓았다. 물론 경영학적 관점이었다. 그 후 몇 권의 책과 언론을 통해 최 부잣집은 9대 12대 만석꾼으로 300년 동안의 부자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저자는 그동안의 자료수집과 현장취재를 바탕으로 경주 최 부잣집은 후대 최 부자 처음 최신보 대인 1570년부터 마지막 부자 최준 대인 1970년까지 정확하게 13대, 400년 동안 부를 유지했다는 것을 새롭게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최초로 경주 최 부자 소리를 들었던 선대 최경천 가계의 100여 년을 더하면 최 부자의 역사는 무려 500년이 넘게 된다.
이로써 그동안 사실과 다르게 꾸며진 이야기와 몇몇 오류를 바로잡아 최 부자 이야기의 진본으로서《경주 최 부자 500년의 신화》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주 최 부잣집 이야기는 신비한 비밀도 아니고, 한 가문에 대한 흥미 있는 전설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온 가족 구성원이 대대로 사람 사는 도리를 잘 지킨 살아 있는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로서 오늘을 사는 이에게 참다운 부자의 길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는 살아 숨쉬는 우리나라 명문가의 역사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리치보이가 여러분께 전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 주세요. 그럼, 더 많은 분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스크랩하실 때도요~~ ^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