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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ome place../Richboy, 책방을 뒤지다!

오늘의 주목되는 신간(소설) - 소설 쓰는 쥐 퍼민(샘 새비지, 예담)

by Richboy 2010. 1. 14.

 

 

“어떤 책들은 맛을 보아야 하고 어떤 책들을 삼켜야 하며
몇몇 책들은 씹어서 소화시켜야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영국의 철학자)

책 먹는 쥐 퍼민의 통렬한 자서전


  책을 먹고 읽고 쓰며 인간보다 인간적인 쥐의 시각을 빌려 현대인들의 부조리한 삶을 유쾌하면서도 심오하게 그려낸 『소설 쓰는 쥐 퍼민』(예담 刊)이 출간되었다.
보스턴의 한 헌책방 지하실, 세상에서 가장 읽히지 않는 걸작 위에서 열세 번째로 태어난 쥐 퍼민은 형제자매에게 밀려 엄마의 젖 한번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잠자리로 사용하던 책을 뜯어먹고, 기적적으로 책 읽는 법을 터득한다. 그 뒤로 서점을 휘젓고 돌아다니며 고전을 비롯한 온갖 책을 섭렵하고, 책과 문학과 인간과 사랑에 빠져버린다. 상추 맛조차 『제인 에어』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퍼민. 여기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이 소설은 서점 지하실에서 세상과 단절된 상태로 살며 인간을 흠모하지만, 결코 인간과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책 먹는 쥐의 통렬한 자서전이다. 몽상가이자 가망 없는 낭만주의자인 쥐가 일인칭 화자로 등장하여 때로는 냉소적으로 때로는 감동적으로 수많은 문학작품과 고전에 빗대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와 같이 쥐의 눈에 비친 인간세계와 그가 겪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소설 쓰는 쥐 퍼민』은 ‘T.S. 엘리엇과 모리스 샌닥 사이의 건널목’이라는 찬사를 받은 샘 새비지의 첫 소설로, 전미도서관협회의 ‘주목할 만한 책’과 반즈앤드노블의 ‘위대한 작가 발견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세계 소설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독특한 창의력과 빼어난 언어 구사력, 감상적이고 암울하면서도 익살맞은 유머,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인간성에 대한 통찰로 꽉 채워진 이 소설은 문학성과 재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탁월한 작품이다.

줄거리


『위대한 개츠비』보다 더 ‘위대한 퍼민’의 기묘한 이야기


  보스턴의 펨브로크 서점에서 한 떠돌이 쥐의 열세 번째 새끼로 태어나 덩치 크고 비열한 형, 누나들에게 밀려 책으로 목숨을 부지해온 고독한 쥐 퍼민. 그는 ‘어떤 책들은 맛을 보아야 하고 어떤 책들은 삼켜야 하며 몇몇 책들은 씹어서 소화시켜야 한다’라고 말한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총명하고 ‘사람스러운’ 쥐이다.
  퍼민이 처음 책을 먹었을 때, 그에게 한 입의 포크너는 한 입의 플로베르일 뿐이었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그는 책의 페이지, 문장, 단어들마다 미묘하게 맛이 다르며 그것들이 수많은 심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소설 속으로 걸어 들어가 『전쟁과 평화』의 나타샤와 춤을 추고,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과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며, 보들레르와 허클베리 핀을 같이 뗏목에 태우기도 하며, 『위대한 개츠비』보다 더 위대한 쥐로 거듭난다!

 

  그러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서점 주인 노먼에게 배신을 당하고,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삶의 터전인 서점과 극장을 비롯한 가게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게 되면서 그의 삶 또한 예기치 않은 모습으로 변해간다.

문학성으로 반짝이는 걸출한 비극


  이 소설은 문학적 야망을 지닌 쥐 퍼민이 우여곡절이 많았던 자신의 삶에 관한 소설 첫머리를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지 고심하는 대목에서 시작된다. 결국 채택된 문장은 ‘이것은 내가 이제껏 들어본 가장 슬픈 이야기다’로, 그 문장은 퍼민 자신이 쥐의 세계에서 벗어난 인생을 꿈꾸며 셰익스피어의 말을 멋대로 인용하고 햄릿을 읊어대지만 결국 ‘찍찍’댈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지녔음을 암시한다.
퍼민은 그가 꿈꾸는 지적인 세상이 오로지 그가 읽는 책들 속에서만 존재하며 그 자신이 아무리 인간다워도 쥐의 탈을 쓴 탓에 인간들과의 상호작용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좌절감과 외로움, 쓰디쓴 고독을 맛본다. 그럼에도 그는 콜 포터와 조지 거슈윈의 곡을 연주하며 재개발로 인해 무자비하게 파괴되는 도시에 끝까지 남아 소설을 써내려간다. 이는 문학이 자신의 삶을 구원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소설은 문학의 힘에 기대는, 희망에 찬 비극이다. 매순간 유명한 고전의 저자들과 생생한 상상의 대화를 나누고,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조차 위대한 작가들의 죽음의 순간을 떠올리며 독백을 하는 퍼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풍부한 고전 속에 몸을 맡기고 문학적 환상을 체험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퍼민의 삶을 비극이 아니라 익살맞다고 느끼게 된다. 또한 책 속의 세상과 실제 세상과의 괴리감을 통해 현대인의 부조리함을, 노먼의 배신을 통해 현대인이 상실한 인간성을, 공상과학소설가 제리를 통해 소통의 부재로 겪는 씁쓸한 고독감을, 그리고 퍼민의 삶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끊임없이 묻고 답함으로써 철학적 사유에 빠져들게 된다. 이 모든 것은 문학이 지닌 힘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이 소설은 문학의 환희에 대한 특별한 찬가이다.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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