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는 도끼다!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책은 도끼다』. 이 책은 ‘책 들여다보기’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저자의 강독회를 책으로 정리한 것으로, 인문학으로 광고하는 박웅현이 자신만의 독법으로 창의력과 감성을 깨운 책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아이디어의 밑바탕이 되어준 감동을 준 문장에 줄을 치고 옮겨 적는 자신만의 독법으로 책들을 설명하고 있다. 고은의 <순간의 꽃>,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 시집에서부터 인문과학 서적까지 다양한 부야의 책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강독회의 현장감 또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봄으로써 새로운 시각과 사고의 확장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하며, 사고와 태도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강조한다. 내면에 얼어붙은 감성을 부수는 도끼와 같은 책을 통해 저자의 삶이 풍요로워졌음을 이 책을 통해 증명해내며, 우리에게도 깊이 읽기를 권하고 있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의 저자 광고인 박웅현
자신만의 독법으로 창의력과 감성을 깨운 책들을 소개한다.
오랜 시간 참신하고 인문학적 감성이 느껴지는 광고를 만들어 주목받은 저자에게 울림을 준 ‘책’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아이디어의 밑바탕이 되어준 책들을 감동을 준 문장에 줄을 치고 옮겨 적는 자신만의 독법으로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고은의 『순간의 꽃』,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프리초프 카프라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등 시집에서부터 인문과학 서적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은 저자가 가지고 있는 독서의 스펙트럼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책 들여다보기〉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저자의 강독회를 책으로 정리해 옮겼다. 학생들과 함께 텍스트의 감동을 하나하나 짚으며 풀어간 강독회의 현장감도 생생히 담겨 있다.
저자 박웅현은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대학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에서 광고 일을 시작해 지금은 TBWA KOREA의 ECD로 일하고 있으며 칸국제광고제,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대표적인 카피 또는 캠페인으로 〈사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지킬 것을 지켜가는 남자〉〈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사람을 향합니다〉〈생각이 에너지다〉〈진심이 짓는다〉, KTF〈잘 자, 내 꿈 꿔!〉캠페인, 던킨도너츠〈커피 앤 도넛〉, SK 텔레콤〈생활의 중심〉캠페인, 네이버〈세상의 모든 지식〉캠페인 들이 있으며, 저서로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등이 있다.
““책은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도끼가 돼야 한다””
박웅현의 독법: 깊이 읽기의 즐거움
저자는 많이 읽는 것보다 깊이 있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의 사고와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책읽기를 하라는 것.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봄으로써 '보는 눈'을 가지게 되고 사고의 확장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사고와 태도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책이 좋은 책이며, 내면에 얼어붙은 감성을 부수는 도끼와 같은 책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책읽기를 통해 무엇보다 저자의 삶이 풍요로워졌음을 증명하며 우리에게도 깊이 읽기를 권한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읽는 책들은 일상에 젖어 무딘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는 도끼가 될 것이다.
시이불견 청이불문視而不見 聽而不聞.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시청은 흘려 보고 듣는 것이고 견문은 깊이 보고 듣는 거죠.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면서 그저 지겹다고 하는 것은 시청을 하는 것이고요, 사계의 한 대목에서 소름이 돋는 건 견문이 된 거죠. 〈모나리자〉 앞에서 ‘얼른 사진 찍고 가자’는 시청이 된 거고요, 휘슬러 〈화가의 어머니〉에 얼어붙은 건 견문을 한 거죠. 어떻게 하면 흘려보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가가 저에게는 풍요로운 삶이냐 아니냐를 나누는 겁니다. 존 러스킨은 ““당신이 보고 난 것을 말로 다 표현해보라””라고 했습니다. 나뭇잎을 봤다면, 나뭇잎의 균형감각이 어떻게 되어 있고, 앞뒷면의 촉감이 어떻게 다르고, 끝부분은 어떤 모양이고, 햇살이 떨어진 각도에 따라 나뭇잎의 색깔이 어떻게 다른지 볼 줄 알면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헬렌 켈러는 또 이렇게 얘기했죠. ““내가 대학교 총장이라면 ‘눈 사용 법How to use your eyes’이라는 필수과목을 만들겠다””라고요. 보지 못하는 자신보다 볼 수 있는 우리들이 더 못 본다는 것이죠. 전부 다 ‘시청’을 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아름다운 영미 에세이 50선에 드는 헬렌 켈러의 에세이, 「삼 일만 볼 수 있다면」에 나오는 말입니다. 헬렌 켈러는 책 첫 부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숲을 다녀온 사람에게 당신은 뭘 봤냐고 물었더니, 그가 답하길 ‘별것 없었어요Nothing special’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겁니다. 자기가 숲에서 느낀 바람과, 나뭇잎과 자작나무와 떡갈나무 몸통을 만질 때의 전혀 다른 느낌과, 졸졸졸 지나가는 물소리를 왜 못 보고 못 들었냐는 거죠. 이렇게 인생이 특별할 게 없는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에 떠오를 장면이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거미줄에 달려 있는 물방울의 아름다움을 본 사람들은 죽을 때 떠오를 장면들이 풍성하겠죠.
삶은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놓고 여기에 진주를 하나씩 꿰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주는 바로 그런 삶의 순간인 겁니다. 딸아이가 중학교 3학년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삼 주 정도 해외여행을 가자고 했더니 난리가 난 겁니다. 삼 주면 수학 수업, 영어 수업을 몇 번이나 빠져야 하는지 아느냐는 거죠. 얘기 끝에 가족이 내린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아마도 수학을 놓치고 영어를 손해볼 거다, 하지만 평생 아이가 가져갈 수 있는 순간, 우리가 살면서 문득 떠올릴 수 있는 순간, 마지막에 당신은 뭐가 생각나느냐는 질문을 받고 떠올릴 순간, 이런 것들 하나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죠. 진주 한 알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그 진주들은 내가 눈이 있고, 훈련이 되어 있어야 생길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는 행복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11시에 고양이가 내 무릎에 앉아 잠자고 있고,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이 들리고, 책 한 권 읽는, 그런 순간이 잊히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 몇 개가 각인되어 있느냐가 내 삶의 풍요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드렸듯 그것들은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기준을 잡아주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 대부분이 책을 씁니다. 그래서 그 책들을 읽으면서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책은 도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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