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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CEO, 사장學

[이데일리TV - 시사경제 Why 23]CEO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자 스티브 잡스를 말하다

by Richboy 2011. 10. 22.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할 수 있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걸겠다!

 

   스티브 잡스가 지난 10월 6일, 5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잡스는 지난 2003년 췌장암 수술과 2009년 간 이식 치료를 받았고 올해 초 3번째로 병가를 낸 바 있고, 지난 8월 24일에는 “나는 평소 애플 CEO로서의 책임과 기대를 더는 충족하지 못하는 날이 온다면 사임의사를 이사회에 처음 밝힐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시점이 온 것 같다”며 애플 CEO직의 사임하고 일상적 경영업무에서 손을 떼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두 달여가 지나서 운명을 달리했다.

 

   그의 죽음을 두고 구글의 두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잡스가 이룩한 업적과 그의 비전과 리더십이 자신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한 그의 사망소식은 웬만한 나라의 대통령의 서거보다 더 크게 다뤄졌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을 정도다. 한편 지난 10월 5일 아이폰 4S가 출시되었는데, 팀 쿡이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만 해도 특별한 기능이 없어 소비자들이 시큰둥했었는데요, 다음 날인 6일, 잡스의 사망 이후 ‘그가 남긴 마지막 유작’이라면서 예약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껏 스티브 잡스라는 거인이 있어 그의 어깨를 통해 IT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21세기 첫 10년은 ‘스티브 잡스의 10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애플은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며 전세계를 상대로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렸다. 애플의 성공에 세상이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해당 제품군의 표준이 된다는 점이다.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시장이 휴대전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아이패드라는 하드웨어는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은 물론 영상, 음악, 게임 등의 유통 구조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애플의 성공에 힘입어 스티브 잡스는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뽑은 ‘이 시대의 CEO’에 선정되었고,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던 1996년만 하더라도 몰락의 위기에 있던 애플은 현재 시가총액은 약 3840억 달러로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보유한 기업으로 일궈냈다. 쉽게 말해 최근 10년은 잡스가 쥐락펴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바, 그래서 그의 부재가 더욱 안타깝고, 소개하는 책 <CEO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자 스티브 잡스를 말하다>(팬덤북스)가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원래 잡스의 첫 자서전 <스티브 잡스>(민음사)는 오는 11월에 출간 계획중이었다. 하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이후 자서전이 한 달 먼저 당겨졌고, 지난 주 확인된 바 예약주문만 해도 65,000부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먼저 살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 시중에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관한 책이 수십 권 나와 있지만 그 책들은 잡스의 외형이나 업적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거의 대부분, 잡스의 내부 즉 인사이트를 들여다 본 책은 그리 많이 않다. 그 점에서 이 책 <CEO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자 스티브 잡스를 말하다>는 CEO 뿐 아니라 인문학광 스티브 잡스를 들여다 본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유는 또 있다. 지난 9월 국내에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해 깊은 관심이 쏠렸었는데, 다름 아닌 ‘인문학이 경영을 바꾼다’는 삼성경영연구소의 보고서 때문이었다.

 

   이 보고서는 “소비자가 아이폰과 페이스북에 열광하는 이유는 첨단기술과 새로운 기능 때문이 아니라, ‘단순하고 편하고 재밌는 것을 원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라며 “기업 간 기술 및 가격 차별화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문학이경영의 새로운 돌파구로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성공이 인문학이 학문으로서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쓸모 있음을 국내 경영계에 일깨워 준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스티브 잡스는 실제로 아이패드2의 출시를 위한 설명회 연설에서 “우리가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은 우리는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고자 했다. 기술과 인문학, 이 두 가지의 결합이 애플이 일련의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잡스는 평소에도 “애플의 DNA에는 기술뿐 아니라 인문학이 녹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애플과 잡스에 대해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바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드러난 외형적 사실에 주목할 뿐 그들이 있게 한 '무엇WHAT'과 ‘어떻게HOW?'는 살펴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잡스의 애플 제품에는 어떤 인문학적 DNA가 들었을까?

이 책은 제목처럼 경영자 잡스가 아니라 인문학자 잡스를 살폈다. 저자는 저널리스트 출신의 경제경영 전문작가인 이남훈인데, 저널리스트답게 잡스의 육성이 담긴 다양한 인터뷰 자료를 통해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적 통찰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잘 찾아냈다.

 

   우선 잡스는 대단한 인문학광이다. 그는 “나에게 리드 대학교의 고전 100권 읽기 프로그램은 굉장한 도움이 됐다.”고 말할 만큼 그는 학창시절부터 인문고전을 즐겨 읽었다. 또한 “소크라테스와의 점심에 우리 기술 모두를 내 놓겠다.”며 인문고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인문학으로 유명한 리드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양부모님이 모은 재산을 자신의 대학등록금으로 다 썼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대학을 중퇴했다. 하지만 그는 교정을 떠나지 않고 머물며 그가 듣고 싶은 강의와 서예에 심취했다. 무일푼인 잡스는 친구들의 방바닥에서 잠을 잤고, 음식을 사기위해 되돌려주면 5센트를 주는 콜라병을 모으는 일도 해야 했다. 심지어 그는 한 사원에서 일주일에 한번 주는 식사를 얻어먹기 위해 일요일 밤마다 7마일을 걸어다니기도 했다.

자칫 슬픈 이야기 같지만 잡스는 이 시절을 두고 “그 시절 내가 만일 대학의 그 과목을 듣지 않았다면 맥 컴퓨터는 결코 다양한 서체를 가진 컴퓨터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고 고백했다.

 

   책 본문을 살펴보면 잡스의 인터뷰 내용들 곳곳에 그의 인문학적 통찰력이 숨어 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제품을 만들기에 앞서 ‘포커스 그룹’ 다시 말해 소비자에게 어떤 제품이 좋을지 묻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비자에게 묻지 않고 그런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었을까? 애플의 모토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다. 이 말의 의미는 기존 가전회사처럼 혁신을 기술에만 둘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사람을 감동시키는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이라고 잡스는 말이다.

   그렇다. 그는 평소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고객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발칙하기 짝이 없는 이 말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잡스는 소비자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찾고자 하는 포커스 그룹으로는 미래를 창조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한 말이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금까지 이러한 제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르게 생각하기'는 애플 제품들의 비전과 안목에도 적용되었다.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인 매킨토시를 내 놓을 때 잡스는 “들어 올릴 수 없는 컴퓨터는 더는 컴퓨터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무실 크기만 한 IBM 컴퓨터의 종말을 예고했다. 또한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아이튠즈는 음원을 불법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파일을 전송할 뿐.”이라며 소송에서 승리해 음반사를 누르고 MP3시장을 잠식했다.

 

   특히 잡스가 만들어낸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은 인간의 소유심리에 맞선 케이스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튠즈가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음반업자와 가수들은 ‘불법복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만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문제는 인간의 소유욕망에 있다고 봤다.

다시 말해 인간의 ‘소유욕망이 불법복제라는 인터넷 사생아를 낳는다‘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불법복제자들에게 헛된 양심에 의거해 구걸하지도 않았고, 그들을 적발해서 처벌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 대신 잡스는 처벌과 양심이라는 단선적인 틀에서 벗어나 더 나은 환경의 제공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해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불법복제 음악파일을 받다 보면 음이 끊기거나 깨지고, 심지어 악성 바이러스까지 종종 감염된다. 공짜는 공짜인데 불필요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는 단점이 있다. 잡스는 이를 잘 간파하고, 아이튠즈는 단돈 1달러에 채 10초도 되지 않아서 다운을 받는 환경을 만들어 놨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공짜받자고 시간을 들여 불법을 저지를래, 아니면 단돈 1달러내고 합법적으로 깨끗한 파일 받을래?“라고 물었다. 당신이라면 뭘 하겠는가? 이것이 바로 잡스가 애플의 제품에 대해 인문학으로 바라본 시각이다. 그는 인문학이라는 렌즈를 끼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면 사안을 바라보는 틀이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었다. 

 

  한편 애플빠들 다시 말해 애플 매니아들은 스티브 잡스를 두고 “그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아티스트 였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스티브 잡스가 가진 심미안審美眼 때문이다. 그는 평소 “디자인은 형태가 아니라 기능이다.”라고 말을 하곤 했다. 그는 디자인은 장식이 아니라 제품의 작동 방식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천 마디 말보다 직접 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위대한 제품은 ‘아무런 말이 필요 없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그의 집착을 잘 말해주는 에피소드가 하나.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내부의 부품배치를 보면서 깨끗하게 잘 나열되어야 한다고 잔소리와 더불어 이런 저런 평가를 내렸다. 그러자 이에 화가 난 개발자가 “누가 PC 보드의 모양까지 신경 씁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 하는 것이지 아무도 PC보드를 꺼내보지 않는다고요.” 라고 말했다. 이에 스티브 잡스는 “내가본다고. 비록 그것이 케이스 안에 있다고 할지라도 나는 그것이 가능한 한 아름다워야 한다.” 고 대답했다. 그리고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뒷면에 형편없는 나무를 쓰지 않아.”고 덧붙였다. 마치 로마 시스티나 성당 천장 벽화의 구석진 부분을 정성스럽게 그릴 때 “누가 안다고 그렇게 고생해가면 그리는가?”는 친구 말에 “내가 알지.”라고 대답한 미켈란젤로를 연상케 하게 한다. 바로 이런 점이 잡스를 엔지니어가 아닌 아티스트로 불리는 이유이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4년 초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앓았다가 극복한 후 깨달음은 얻는데요,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은 머지않아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한 후에 내릴 수 있었다.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해도 지금 이 일을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질문에 ‘노’라고 대답하는 날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때야말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해야 할 순간이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그는 자신이 영입한 후임으로부터 애플에서 해고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좌절하거나 외도 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자신만의 길을 고수했다. 스티브 잡스는 마지막까지 미래를 지 않고, 오늘을 살았던 것이다. 오늘의 애플이 있게 한 원동력도 바로 여기에 있었을 것이다.

 

   21세기를 두고 감성의 시대다,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이 매출을 주도하는 시대다.. 등 다양한 말을 내 놓는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애플과 같은 생각을 하면 살아남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의 가운데에는 스티브 잡스가 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행한 축사에서 “여러분, 인생의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남의 인생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마음과 직감은 여러분이 정말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죽음의 문턱에서 줄타기를 하는 그가 보내는 오늘 하루는 하늘이 허락해 준 마지막 휴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끊임없이 갈망하라. 늘 바보가 되어서 끊임없이 배워라)” 라는 말을 잡스가 두 번이나 강조한 했다. 이 말은 당장 죽어도 후회 없는 오늘을 살라는 뜻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신다면 인문학자 잡스로부터 ‘나답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송은 10월 11일자 이데일리 TV의

생활경제 Why - 톡톡 비즈북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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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스티브잡스를 말하다

저자
이남훈 지음
출판사
팬덤북스 | 2011-09-3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애플의 DNA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인문학이 녹아있다!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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