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쓰나미, 쫄지말고 과감히 부딪쳐 시행착오하라 !
<어댑트>는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딱 어울리는 책으로, 제목을 우리말로 풀면 ‘적응하다’ 정도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메시지를 실패를 통해 적응하면서 변화를 모색하자고 말한다. 사실 작금의 세계를 살펴보면 ‘연속된 실패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난공불락일 것 같았던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고 더불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무너졌다. 그 불똥은 유럽으로 튀더니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위험이 커지더니 이제는 유럽재정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 여파로 세계 증시도 덩달아 매일 파도처럼 춤을 추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Too Big To Fail 즉, 대마불사라고 해서 변화와 파국의 흐름이 계속되다가 어느 정도 큰 벽에서는 멈췄는데, 이젠 옛말이 되어버렸다. ‘매일이 위기인 시대가 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 보이지 않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해 힌트를 준다.
<어댑트>에서는 가장 먼저 저자가 주목된다. 저자인 팀 하포드Tim Harford는 2005년 출간되어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이다. 옥스퍼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파이낸셜타임스 선임 칼럼니스트로 일하며 BBC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그는 <경제학 콘서트>를 통해 32세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경제학 콘서트를 좀 더 들여다 보면, 이 책은 스타벅스 커피나 슈퍼마켓, 교통체증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사례를 통해 희소성, 내부정보, 효율성, 시장의 힘, 게임 이론 같은 경제학의 중요 내용을 은연중에 다루면서 이러한 힘들이 우리의 경제생활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 책이다.
도시의 땅주인들이 그린벨트를 환영하는 이유,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의 자격증 취득 시험이 어려운 이유, 여행지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 중고차 시장에서 쓸 만한 중고차를 사기 어려운 까닭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적절한 사례들, 어떻게 보면 심각한 일상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현대의 경제적 추론 방식을 활용하여 재미있게 풀이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그래서<경제학 콘서트>는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경제원리를 쉽게 알려주는 동시에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는 유익한 경제학 안내서로 평가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전 세계 판매량 100만부 중 50만 부가 한국에서 팔렸다는 것. 추론하건데 2005년 IMF 이후 부자와 더불어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국내 독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한 때문이리라.
팀 하포드는 <어댑트>에서 오늘 같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실패를 두려워해서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잦은 실수를 통해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러한 경험들을 거치다 보면 세상을 바꿀 멋진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원제목의 부제 역시 Why Success Always Starts with Failure 다. 해석하면 '왜 성공은 항상 실패로부터 시작되는가' 정도 될텐데요, 성공은 실패에서 비롯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약하자면 저자는 ‘사회의 복잡한 현상에 대해서 어댑트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어댑트란 말의 뜻은 뭘까?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표지를 살펴보면 어댑트라는 빨간색 영문자 위에 카멜레온이 한 마리 있다. 자세히 살펴보시면 글자 색에 맞춰 색깔이 붉은 색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 이렇게 카멜레온이 변화하듯 우리 역시 지금의 현상에 변화하고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핵심은 바로 적응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비즈니스에 있어 계획하기보다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하향식보다는 상향식으로 일을 처리하며, 탈집중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팀 하포드는 주장하고 있다.
이전만 하더라도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줄 리더나 전문가 집단을 찾았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부질없는 일이 되었다. 그 속에 깃든 예기치 못한 복잡성은 역량 있는 리더나 통찰력 있는 전문가조차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설명하는 사례중 하나가 본문에 있는 싸구려 토스트기 이야기이다. 가전제품들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 가격이 싼 토스터기 하나에 들어가는 부품은 과연 몇 개나 될까? 놀랍게도 무려 400여 개에 이른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그 부품 중 어느 하나도 혼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전 세계의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세계적인 공급망을 통해 들어와 조립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전문가 한 사람으로는 평생을 가도 지금 같은 토스터기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본문에서 한 전문가가 혼자 힘으로 토스터기를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하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토스터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느 한 사람이 제대로 분석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토스터 프로젝트는 우리를 멈칫하게 한다. 토스터는 이 세계의 복잡성을 말해주는 상징이자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 앞에 놓인 장애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테러리즘, 금융제도의 보완과 세계 빈곤 퇴치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끊이지 않는다. 언제나 정점으로 떠오르는 문제들이지만 우리는 해결책에 조금도 다가서지 못하는 듯하다. 그보다 대수롭지 않은 비즈니스나 일상의 문제점 안에도 토스터 프로젝트처럼 예기치 못한 복잡성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좀더 본질적으로는 어느 한 사람의 머리로는 토스터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세상에서 크든 작든 어떤 문제점이 실제로 어떻게 풀려나가는지를 이해해보려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사회에서 전문가들이 그렇게 제한적인 도움 밖에 줄 수 없다면 우리는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팀 하포드는 이를 위해 진화의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봤다. 즉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의 성장하고, 머지않아 직원들의 창업하고, 나중에는 경쟁사들의 모방을 하면서 널리 확산된다. 이런 변이와 선택의 요소들이 자리를 잡으면 진화 프로세스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즉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한 문제 해결이 그 답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시행착오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외부의 변화에 맞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바꾸는 데에도 세 가지 요령이 있는데, 살펴보면 첫째,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라 둘째, 이 시도는 '실패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라야 한다 셋째, 안 되면 재빨리 털어라 이다.
그럼 지금부터 ‘어댑트’해야 할까? 그렇다. 변화는 벌써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의 경험에 자만해 시행착오를 제대로 하지 못한 역사적인 사례도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을 들었다.
럼즈펠드는 아프가니스탄 침공 초기, 단일한 '큰 그림'을 고집했다. 그래서 전투현장에서 방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뇌부에 올라오면, 이를 분석하고 내린 수뇌부의 명령이 반론과 수정 없이 순식간에 하달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아무리 수뇌부가 영민해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현실을 다 포착할 수는 없었다. 2002년 미군은 '아나콘다 작전'을 벌였는데, 인공위성과 무인정찰기를 아프가니스탄 샤이코트 계곡에 집중 배치했다가 보병 부대를 헬기로 침투시키겠다는 작전내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참패를 당했다. 미군 헬기는 적진 바로 위에 병사들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첨단 장비에 잡히지 않은 탈레반 부대가 튀어나와 병사들과 헬기를 격추시켜 버린 것이다.
럼즈펠드는 결과적으로 상충하는 의견과 패배 가능성, 이 두 가지를 참지 못했다. 그는 참모들이 일치된 의견을 내길 기대했다. 그는 심지어 이라크 침공 후 반군이 들끓었을 땐 "그들은 반군이라 불릴 자격도 없는 자들이다. 고로 이라크에는 반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만큼 반군을 무시했다. 한마디로 변화에 대해 너무나 쉽고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편 럼즈펠드가 물러난 뒤 미군은 전투 성적이 훨씬 좋아졌다. 후임으로 들어온 로버트 게이츠 후임 국방장관은 현지인과 소통하면서 현장 상황에 맞춰 교범과 작전을 수시로 수정하며 지위했기 때문이다.
<어댑트>는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팀 하포드는 진보하기 위해서는 실패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 관대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데, 바로 사소한 실수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다. 그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바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AIG 사태를 들고 있다. 이 사건은 세계 경제를 충격과 공포 속으로 빠트렸다. 사람들은 뜨악했다. 철두철미한 안전 시스템으로 보장되어 있는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그렇게 맥없이 붕괴된 것일까?
팀 하포드는 예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찰스 페로의 말을 빌려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의 위험성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거의 완벽에 가깝게 결합된 이러한 강결합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너무 빠르게 확산되어 실패에 적응하거나 뭔가 다른 방법을 써보기가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금융 시스템 역시 철저한 안전 시스템으로 이중 삼중 둘러싸여 강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실수 하나에 도미노처럼 쓰러진 것이다.
이러한 강결합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비단 금융시스템 뿐 아닐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나 시추시설처럼 복잡한 산업시설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팀 하포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결합된 시스템을 연관관계가 느슨하고 좀더 유연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즉 작은 실수로 모든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미노 곳곳에 안전문을 설치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책에서 팀 하포드는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조직(기업)과 많은 실험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험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개인의 용기가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저자는 양한 데이터와 사례들을 결합해서 기업과 정부 그리고 자신의 지혜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도록 만들고, 결국 협력하기 위해 경청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한편 저자는 "계획과 통제에 따른 지난날의 경제ㆍ경영 정책에서 한 단계 진화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획하기보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하향식 명령보다는 상향식 보고로 업무를 처리하고, 조직 내 권력 분산, 즉 탈집중화를 도모하라고 경고한다. 그래도 여전히 “지금 잘 굴러가고 있는데?” 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머잖아 다가오는 변화의 쓰나미에 휩쓸리고 말것이다. 이 책으로 뭔가를 깨달았다면 과감히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이제 ADAPT 적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뭐든지 훨씬 더 좋아집니다Much Better.“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방송은 11월 29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7분부터 책<어댑트>가 소개됩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경제경영 따라잡기> 시청자 게시판'으로 바로 갑니다.^^
시청 소감 적어주시면, 추첨을 통해 그간 소개된 책을 선물로 드린다네요.
어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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