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 당시, ‘위기의 해결사’로 불리며 성공적으로 난관을 극복한 전(前)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헌재. 이 책은 그가 중산층 붕괴, 양극화, 기회의 불균형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정체상태에 놓인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 이를 위해 그는 60년대 개발경제로부터 안철수 현상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 나타난 변화의 흐름을 살펴보고, 세계적 금융위기의 원인과 실체를 파헤친다.
“정체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
이를 치유할 거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위기의 해결사’ 이헌재가 던지는
빛나는 성찰과 전망들
“경제는 말 그대로 현실이다.
현실 속의 경제에는 정치적 선택과 책임이 따른다!”
‘건국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 당시, ‘위기의 해결사’로 불리며 성공적으로 난관을 극복한 전(前)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헌재. 이 책은 그가 중산층 붕괴, 양극화, 기회의 불균형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정체상태에 놓인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 이를 위해 그는 60년대 개발경제로부터 안철수 현상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 나타난 변화의 흐름을 살펴보고, 세계적 금융위기의 원인과 실체를 파헤친다.
고속성장을 가능케 했던 과거의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 기회를 잃은 젊은이들이 좌절에 빠진 시대에 수십 년간 현장에서 발로 뛰며 고민하고 관찰과 성찰을 통해서 얻은 그의 경험은 우리 사회에 소중한 지침이 될 것이다.
“우리 세대는 모두 가난했다. 그래도 꿈은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기회와 희망의 상실로 절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말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일 수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굵직굵직한 화제의 중심에는 늘 이헌재가 있었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고위 관료가 됐고, 대기업의 사장, 재경부 장관 그리고 경제부총리까지 지냈다. 재임 기간에 그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를 해결한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2005년 관직을 떠났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을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좌절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이것이 곧 위기임을 직감했다. 개인의 위기가 아닌 국가의 위기, 곧 한국 사회의 위기였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경제는 곧 정치라는 명제 하에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흐름을 다양한 예와 함께 짚어보고,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한국경제 뿐 아니라 세계경제에 왜 위기가 오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런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정해주는 부분에서는 오랜 관찰과 성찰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창조경제, 창의기업, 열린사회로
부모의 지위와 재산이 자식의 인생까지도 결정하는 사회, 특정 지역의 학생들이 유명 대학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애초부터 출발선이 다른 100미터 경주가 펼쳐지는 현실. 조선시대보다 더한 계급사회라는 말까지 나온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은 불안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념의 양극화는 사회의 편 가르기를 부추겨 갈등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경제 양극화는 소득의 양극화를 넘어 재산의 양극화로, 기회의 양극화로 이어진다.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한 중산층 붕괴는 한 나라를 떠받치는 기둥이 무너지는 것과 다름없다. 이것이 바로 한국경제의 현 주소다. 그러나 국민의 소망은 소박하다. 그것은 곧 남과 차별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고, 경제 정책 수립의 초점은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1장 <대혼돈의 시대, 기로에 선 한국경제>에서는 안철수 현상의 의미를 짚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 사회의 혼돈을 정의하고, 세계 경제의 무시무시한 회오리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그 명맥을 유지하는 한국경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해본다. 우리 경제를 성장케 한 트리클다운 효과가 사라지면서 중소기업가와 영세사업자들이 몰락하고, 쌓여만 가는 가계부채는 중산층 붕괴를 더욱 가속화한다. 서비스산업에서 고용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하나 전망이 없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우리 사회에 양극화를 해결할 사람이 있을까? 너도 나도 ‘소통’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 만큼 불통 사회이자 닫힌 사회인 대한민국은 과연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헌재는 창조경제, 창의기업, 열린사회를 건설하자고 말한다.
작동을 멈춘 글로벌 금융 시스템
도대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왜 일어났으며 과연 어떻게 전 세계를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이제는 좀 잠잠해지나 싶더니 그리스며 아일랜드며 유럽에서 들려오는 재정위기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위기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한국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제 단단히 하나로 묶여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함께 읽어야 한다. 이 둘을 따로 떼어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에 저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배경을 독자들에게 처음부터 차근차근 짚어준다.
또한 국민경제에 대한 우려도 멈추지 않는다. “위기가 끝나면 빈부격차가 더 벌어진다. 이미 상당한 정도로 진행된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셈이다. 고통 받는 서민들이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1차 세계대전 후의 나치처럼 국민 불안에 편승한 극단적 정치 세력이 등장할 수도 있다.”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에서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가 비슷한 형태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며, 유럽에서는 이러한 사회 불안에 편승해 극우 나치주의의 망령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 세계가 글로벌 금융시스템으로 얽히고 설켜 있어서 이제 경제 위기는 어느 한 나라의 국경 안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다. 게다가 2012년, 이미 배부른 월가를 더욱 배불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더 이상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헌재의 질문이다.
세대 교체를 옹호하다
얼마 전 ‘철강 왕’이라 불리던 박태준 회장이 작고했다. 60년대 박정희 체제하에서 국가의 성장 동력이던 철강 사업을 맡았을 때 그의 나이는 40대 초반에 불과했다. 박태준 신화는 그렇게 시작됐고, 포스코로 대표되는 한국의 철강 산업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저자는 한국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로 국가의 허리인 중산층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40, 50대 젊은 세대가 주역인 분야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꼽는다. 따라서 한국 사회가 미래로 역동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거대한 세대교체가 불가피하고, 현재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 과거 박정희를 흉내 내는, 소위 60년대 체제의 방식과는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제 3장에서는 그가 규정하는 ‘60년대 체제’를 성찰하면서 우리가 버려야 할 쓸모없는 유산과 취해야 할 가치들을 가려본다. ‘잘살아보세, 우리도 한번’이라는 당시의 슬로건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 건 사실이지만 거기에는 독재를 정당화하는 불편한 메시지도 함께 들어있었다. 더군다나 불과 30년 만에 이룬 산업화와 민주화는 한국경제와 사회를 돌연변이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개발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편법이 난무했고, 기업들의 불법도 눈감아주기 일쑤였다.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군사문화의 잔재가 남아 활개를 치고 있다.
게다가 이제 국가의 해결 능력은 한계에 이르렀다. 배가 고프지 않게 해달라는 것은 과거 절대빈곤 시대의 소망이었을 뿐, 이제는 불만이 예전처럼 단순하지 않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한 가지 불만에도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힌다. 요즘 정부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안들을 유능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경제는 정치다
저자가 수십 년간 경제 분야에 몸담으면서 경험과 학습을 통해 얻은 결론 중의 하나가 바로 경제는 곧 정치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경제와 정치는 분리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는 절대적 시장논리와 경제논리로 이어지고, 모든 절대논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가로 막아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경제는 정치라고 하는 것은 모든 경제 행위가 정치적 판단과 책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부가 집을 한 채 구입한다고 할 때도 각자가 가치를 두는 부분에 대한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타협해 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타협이야말로 정치적 행위인 것이다.
제 4장에서는 과거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 결정 과정, 영국의 주택 민영화 정책, 해외의 다양한 설계주의 실패사례와 한국의 4대강 사업을 함께 살펴보며 경제 정책을 신중히 선택하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한국인에게는 한국인에게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날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고 했던가. 한국경제 처한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한국인을 알아야 한다. 한국인의 특성을 알아야 한국인에게 맞는 경제 정책을 수립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 『경제는 정치다』에는 경제와 관련한 저자의 귀중한 경험과 전망도 녹아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인 그의 날카로운 분석력도 눈여겨볼만 하다. 독자들도 그가 제 5장에서 풀어놓는 한국인의 특성에 대한 분석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호모 루덴스’라고 해서 놀이하는 성향을 인류의 본능으로 특징짓기도 하지만 예부터 스님들조차 춤을 춰온 한국인은 특히나 놀이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이러한 특성을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 저자의 대답은 간단하다. 이들을 위한 놀이마당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경제의 놀이마당, 거기서 한국 사회의 낙관적인 가능성을 본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하나 생겨서 성공하면 여기저기서 우후죽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생겨난다. 한 골목에 카페가 생겨 손님을 끌어 모으면 다음날부터 골목에 카페에 넘쳐나게 된다. 쏠림 현상이다. 혹자는 유행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냄비 근성이다 비하하며 이러한 현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저자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누군가를 질투하면 결국 자기도 따라해야 직성이 풀리고 마는 이러한 질투 DNA를 오히려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맞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힘들고, 너무 생소한 정책은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하지만 깊은 고민의 흔적이 배인 정책은 결국 국민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이는 사회를 통째로 바꿔놓을 만큼의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한국사회 발전을 위한 10대 경제정책 제안
『경제는 정치다』는 한국경제와 사회에 대한 진단에만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정책적, 사회적 제안의 목표는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저자는 다음과 같이 10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ㆍ 중심세대를 교체하자
ㆍ 청년기업인들의 놀이마당을 만들자
ㆍ 공정하게 경쟁하자
ㆍ 법인세 인하에 반대한다
ㆍ 대학의 칸막이를 허물자
ㆍ 대학생 학자금 대출제도를 개선하자
ㆍ 금융시스템을 개선하자
ㆍ 토건국가에서 벗어나자
ㆍ 북한관리비용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자
ㆍ 대통령의 권력을 줄이자
다시 출발하자
대혼돈의 시대다. 범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 체제가 휘청거리고, 세계는 아직도 쓰나미처럼 덮친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은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어떤 결단을 강요한다. 길을 묻는 우리에게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든 역사적 선례들은,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고(觀察), 그동안의 잘못을 되돌아보고(省察), 미래를 예측하라(洞察)고 말한다. 위기라고 말들은 많이 하지만 아무도 길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수십 년간 현장에서 발로 뛰며 체득한 저자의 노마지지(老馬之智)가 만든 삼찰(三察)이 빛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문제들이 한꺼번에 뒤엉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출구를 찾아 헤매고 있는 우리에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지금까지의 문제를 돌아보게 하며, 제대로 된 전략을 모색하게 해 줄 것이다.
『경제는 정치다』를 읽으며 수많은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실감할 것이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위기의 해결사’ 이헌재가 던지는 제안들,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과 성찰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친절히 안내해줄 것이다.
경제는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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