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있었던 6주간의 '독서클럽' 강좌가 마무리 되었다.
매주 책 한 권을 읽고, 메일로 리뷰 숙제를 제출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후 지난 주 읽은 책에 대한 토론으로 진행된 '독서클럽'은 부서 사람들과 더욱 친해지고, 다른 부서 사람들을 새로 알게 하는 '새로운 소통 공간'이 되었다. 무엇보다 토론을 통해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달랑 '책 한 권'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생각을 던져주는지 새롭게 알게 된 KIAT 사람들은 이 시간이 오래되었으면 생각했다.
그들은 결국, '독서클럽'을 사내 동아리로 만들었고 온라인 소통공간을 위해 Daum에 카페를 만들었다.
읽어서 배우고 느낀 바를 행동으로 옮긴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독서가다. 그들의 야심찬 계획에 나 역시 카페에 가입했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리뷰어 '코알라 선생님'의 리뷰는 담백하다. 책은 살펴보면 어쩌면 모두 '뻔한 이야기, 다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그 뻔한 이야기를 '내 이야기'로 만드는 사람이 되는가, 못되는가의 차이일 것이다.
코알라 선생님은 책을 읽고, 리뷰를 남김으로서 또 다른 '뻔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로 가득 채우기를 바란다.
어릴 때 나는 책벌레였다. 집에서 늘 책을 끼고 살았고, 밥먹을 때, 길을 걸을 때 심지어 목욕할 때도 책을들고 있었다.
생일선물로 제일 갖고 싶은게 세계문학전집이었던 좀 이상한 아이였다. 그런데 중학교에 가고 공부를 본격 시작하려니 다른게 다 재미있어 보였다. 친구들과 개구리 노래방을 가고 시내에 맥도날드를 가는게 그렇게 재미나더라. 그리고 사촌언니에게 만화책의 매력을 전수받아버렸다. 그 뒤로 책을 등한시까지는 아니지만 그 나이또래의 보통 아이들처럼 노래도 좀 듣고 드라마도 보고 수다도 떨고 참 바빴다. 그리고 대학만 가면 예뻐지고 즐거운 삶이 펼쳐질꺼란 신화를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놀았다. 공부도 했고 알바도하고 연애도 했다. 그리고 나의 독서도 내 삶처럼 즐겁고 가벼운 일본소설들이나 몇몇 베스트셀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교사가 되고 아이들이랑 같이 해보고 싶은게 늘면서 자연히 독서의 폭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뭘 읽어야 할지 몰라서 뒤지던 베스트셀러 목록을 들여다 볼 새가 없었다. 한 권을 읽으면 그 책에서 인용되거나 추천하는 다른 책이 서너권이다. 거기다 관심가는 분야가 생기거나 저자가 생겨나면서 읽어야 할 책, 읽고싶은 책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의 즐거움에서 허덕이다 현실로 돌아오면 주변에 책 읽는 친구는 거의 없었다. 그동안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같이 관심갖고 취향이 비슷했던 이들이 친구가 되었기 때문일게다. 책읽는 내가 비주류라는 외로움이 엄습해왔다.
그때 이 책을 보고, 이 사람은 내 과이지 않을까? 하고 책을 빌렸다. 그런데 대출해주시는 도서도우미 어머니께서 "이 책 처음에는 그럴듯 했는데 뒤로 갈수록 별로라서 읽을게 없으실거예요" 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에 빌려다 놓고 다른 책들먼저 읽느라 구석에 박아두었다.(귀는 엄청 얇다) 내가 그 사람과 다른 사람인데 책을 읽고 받는 감동이 다른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이건 이 책의 첫머리 부터 나온다. 자신과 궁합이 맞는 책부터 읽어라!
독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독서가 나쁘다는 사람을 만난적은 한번도 없다. 우리반 아이들도 독서가 나쁘다는 아이는 없다. 다만 재미가 없거나 게임이 더 좋거나 시간이 없을 뿐이다.(요즘 초등학생은 직장인보다 스케줄이 빡빡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릴까 싶어 아침마다 아침독서 시간을 갖고 같이 책을 읽는다. 그냥 읽기만 하기는 효과가 없을 것 같아 돌려읽기, 감상문 쓰기, 감상 만화그리기, 편지쓰기, 책 소개하기 등등 다양한 활동으로 책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려고 한다. 그러나 몇몇 아이들을 제외하면 그 마저도 과제로 느끼고 있다. 이렇게 재밌는데, 즐거운데, 심지어 유용한데 같이 나누고 싶은마음을 아이들에게 꺼내서 보여줄 수 있다면........
이 책에 인용된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말하는 여러 인물들의 말은 동지가 있다는 기쁨을 주었다. 작가의 말에서 그래그래 나도나도 하고 공감을 수십번 했다. 여기서 리뷰를 쓰는 법이 굉장히 자세히 나와있고, 경험담도 나와있다. 물론 뻔한 이야기다.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다 알지만 다 하지는 않는 방법. 아마 도서도우미 어머니는 그 말을 하고 싶었을 게다. 다 아는 이야기 읽어봤자라는,
하지만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다 아는 방법을 내가!! 해봤더니 이렇게 좋더라는 글을 읽는 것은 필요하다. 작가가 나를 꼬시는 느낌이 들지않는가, '나 이렇게 하니까 책을 좀 더 즐기게 되더라', '너도 리뷰써보고 싶었잖아 해보라니까' 그 자신만만한 제안에 홀딱 넘어가서 책을 읽고 리뷰를 쓴다해도 손해볼일은 전혀없다.
원문 바로 가기 - http://koalat.tistory.com/entry/책-앞에서-머뭇거리는-당신에게김은섭지식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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