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의 지성 자크 아탈리가 새로이 '오늘'을 논합니다.
그 역시 시대의 전언인 '각자도생' 즉 '의지하지 말고 알아서 가야할 때'가 지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치 전 생애를 책임져 줄 듯 했던 국가와 기업이 전 세기에는 없던 악의 무리에, 자본의 세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때에 이미 경험했겠지만 변한 세상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더 이상 넋놓고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이제 각자가 자기 자신을 책임져야 할 때'가 지금 입니다.
돈을 불려준다고 설레발 하는 '남'에게 돈을 맡겨서는 안 됩니다. 싫지만, 피곤하지만 내 돈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공부해야 합니다.
자녀를 책임져 준다는 '학원'을 더 이상 믿어서는 안 됩니다. 학원이, 과외가 교육정책을 바꾸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일류대를 보내 자녀의 일자리를 보장받고 싶지만, 여러분이기 기대하는 그 대기업이 내 자녀가 취직할 때 즈음이면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자립하도록 맹그러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자립할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해야 합니다.
비난하고 체념한다고 해서 고개숙여 반성하고 여러분을 이끌어줄 국가는, 정부는, 정치는 더 이상 없습니다. 오늘의 뉴스를 보셨다면 '제사 보다 젯밥'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자들이 '위정자'임을 확인했을 겁니다.
이제, 행복을 다시 생각할 때 입니다. 더 많이 갖고 향유하는 것이 '행복'이고 '성공'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가져서행복하다면 상대적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해야 할텐데, 그 반대인 것은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면' 행복은 내 눈 앞에서 떠 있는 신기루라는 것을 알아야 할 때가, 지금 입니다.
자크 아탈리는 여러분께 '나 자신이 되는 법'을 알려줍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때는 바로 '지금' 입니다. -Richboy
각자도생 사회를 위한 자크 아탈리의 메시지!
『언제나 당신이 옳다』에서 아탈리는 고대 사상, 종교, 근대 철학 속 ‘자기 자신 되기’의 의미와 역사를 되짚는다. 예술가, 기업가, 정치가, 활동가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 주도적으로 인생을 경영하여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더불어 실천 사례로 소개된 인물들의 명언을 명화와 함께 수록하여 읽는 재미를 더하였다.
체념하고 요구만 하는 사람들
“세상 어디를 보아도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느껴져 개인의 성공에 대해서는 일말의 기대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본문19쪽)
아탈리는 이 상황이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나아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테러, 국가의 해체, 불어나는 공공부채, 만연한 부패, 불법 복제와 밀매 등 악(惡)의 부상에 통치자들이 맞서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위기의 상황을 타개하고 세계의 경찰 역할을 수행할만한 국가도 없고, 평화와 질서를 보장해주는 국제기구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는 G7이니 G20이니 하는 단체도 “기껏해야 안도감을 주는 사진”이나 찍고 “공허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에 그친다고 조소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의식에도 불구하고 소위 민주주의 사회의 지도자들은 눈앞의 이익과 표심에만 급급한 채,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민할 줄 모르고 게으른 태도로 일을 질질 끌기만 한다. 기업 역시 당장의 생존에 필요한 문제에만 골몰하면서 돈으로 좌우되는 애사심 없는 직원들만 모아들이고, 규제가 약하고 과세가 낮은 국가로 본부를 옮겨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의 해체가 가속화되고, ‘자기 자신 되기’의 주요 걸림돌인 실업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처한 환경을 스스로 바꾸고 인생의 주도권을 가질 수 없다고 포기한 채 구경꾼처럼 자신의 인생을 관조하는 개인들이 많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들은 정치인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긴 채, 만약 어느 정당에 실망하면 다른 정당을 찾고 다시 실망하면 또 다른 정당으로 옮겨간다. 자신의 운명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더 나은 운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가동 중인 체제의 유지를 강화하고, 이 체제에 최소한의 세금을 내면서 최대한의 공공지출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건강, 국방, 고용, 임금 인상, 보조금을 요구한다. 아탈리는 이들을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로 명명하며 “공공서비스의 이기주의적인 소비자들”이라고 비판한다.
“그들은 지레 체념한 채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지 않고, 동시에 그들이 속박 받는 것에 대해 대가를 요구한다. 참 희한한 세상이다. 겉보기에는 개인주의가 팽배하는 사회이건만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풍요가 남긴 부스러기 따위를 요구하는 것에 순순히 만족하고 있다.” (본문 36쪽)
암흑 속에 움트는 신(新,)르네상스,
‘자기 자신 되기’를 실천하는 사람들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14-16세기의 르네상스가 전쟁과 역병으로 점철되고 기존 질서가 무너져 내린 불안정한 시대에 태동했음을 돌이켜 본다면, 현재의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불안한 경제, 위험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신르네상스의 도래를 감지할 수 있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반(反)부패, 반독재, 반전, 인권 향상을 위한 운동을 벌이면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이 연장되고, 인터넷의 보급으로 민주적이고 다각화된 교육의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진보하고 있으며, 계획경제 대신 시장경제가 승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투표하고, 정치적·종교적 강압에 굴복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았던 필리핀, 아프리카와 중동의 여러 국가에서도 혁명을 통해 자유와 법치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
이런 고무적인 상황 속에서,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는 낙관적인 전망에 의존하며 그 과실을 따먹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반면, ‘자기 자신 되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찾아 나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유를 수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정부와 기업에 기대어 스스로 부를 창출하지 않으면 빈곤이 자신의 운명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암흑의 시대 한가운데서 삶을 재창조했던 르네상스인들처럼 그들도 시장, 종교와 정치 지도자들, 사회적 프레임에 순종하기를 거부하고 종교, 국적, 사랑, 직업, 성별, 사회적 지위를 스스로 선택한다. 조국이나 가족을 떠나는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있다.
아탈리는 『언제나 당신이 옳다』에서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프레임을 깨고 역사를 바꾼 고르바초프,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 소설가 스티븐 킹, 수많은 일자리 제안을 거절하고 묵묵히 연구하여 마침내 세계 최초의 백열전구를 만들고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전신인 에디슨조명회사를 설립한 토머스 에디슨을 포함한 ‘자기 자신 되기’의 최전선에 있는 정치가, 사회적 활동가, 예술가, 기업가들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종교적 결정론을 거스르고 직접 사랑을 선택한 인도 프로 테니스 선수 사니아 미르자와 파키스탄 크리켓 선수 쇼아이브 말리크, 커밍아웃 후 동성애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운동한 하비 밀크, 뒤늦게 성 정체성을 찾고 참모습대로 살아가기를 결심한 영화감독 라나 워쇼스키, 자살로 생을 마감한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등 기존의 인문·자기계발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례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이채롭다.
무려 70여 페이지에 걸친 사례는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저자는 모든 사례 하나하나가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개인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그 어느것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강조한다.
1974년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이 사회당 당수이던 시절 경제브레인으로서 정계에 발을 들인 후, 30년 이상 좌우를 막론하고 정부의 국정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를 지냈고, 1998년 국제빈민구제기구인 플래닛파이낸스(PlaNet Finance)를 설립했으며, 현재는 컨설팅회사 아탈리&아소시에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정세, 미래예측, 경제전망뿐만 아니라 소설, 에세이, 희곡 등 분야를 망라한 60여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최근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섭렵한 그는 가히 이 시대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 할 만하다.
그는 앞선 저서들을 통해 국가와 사회 차원의 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는 국가·기업·사회에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인생의 주도권을 잡고 절망의 시대를 이겨내자고 당부한다.
저서로는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자크 아탈리, 더 나은 미래』, 『위기 그리고 그 이후』, 『자크 아탈리, 등대』 등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자기 자신 되기’를 실천한 사람들〉
ㆍ예술가
빌리 팁톤, 마리프랑스 가르시아, 안토니오 비발디, 블레즈 파스칼, 파블로 피카소, 어빙 벌린, 다카시 무라카미, 카라바조, 빈센트 반 고흐, 아르튀르 랭보, 앙리 마티스, 카미유 클로델, 프리다 칼로, 찰스 부코스키, 레이 찰스, 데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아이 웨이웨이 외
ㆍ기업가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조지 소로스, 스티브 잡스, 인드라 누이, 마크 시몬시니, 아리아나 허핑턴, 오프라 윈프리, 키란 마줌다르 쇼, 사사키 타카오, 살만 칸, 존 홀트, 벙커 로이, 미셸 콜루슈 외
ㆍ활동가
마티유 리카르, 모한디스 간디,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 바츨라프 하벨, 류샤오보, 제프리 위건드, 첼시 매닝, 에드워드 스노든, 에이브러햄 링컨, 샤를 드골, 마거릿 대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조코 위도도 외
‘자기 자신 되기’를 위한 다섯 단계
아탈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인생의 주인이 되는 데 있어 오늘날 교육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이다. 현대 사회는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이 되라고 가르치는 대신, 기존 사회를 재생산하도록 가르친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만의 성공 모델을 고안하는 모험을 감행하도록 허락하지 않고 부모 자신의 모델을 자녀에게 강요하며, 학교 교육 역시 개인 안에 잠자고 있는 천재성을 발견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탈리는 그것을 발견하려면 어떤 ‘사건’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자극이 되는 충고, 극단적인 빈곤, 익숙한 환경을 떠나야 하는 경우, 숨 막히는 일상, 자신과의 만남, 또는 타인과의 만남,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사건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사건 이후, 조용히 명상하는 ‘휴지기’의 과정을 거쳐,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 ‘길’을 밟아야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1단계: 자기 소외에 눈떠라
매 순간 삶이 모래시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모래 알갱이와 같다고 상상하라. 음식, 술, 관념, 정치 등 자신이 집착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답해보라.
2단계: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 받아라
번영, 우아, 정직, 예의, 친절과 같은 단어에 담겨 있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자존감을 높여라. 자존감이 있으면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자신에게 너그러워지지 않으며, 자신에 대한 증오와 무기력감이 사라진다.
3단계: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자신의 고독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 특히 기업과 국가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그들의 지원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는 오지 않으며, 만약 온다 하더라도 우연히 딸려올 뿐이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사는 용기가 필요하다.
4단계: 자신의 유일성을 성찰하라
자신의 삶은 타인들의 삶과 필연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라. 따라서 인생의 목표는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가 되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닌 고유한 가치와 열망에 따라 정의한 ‘나만의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5단계: 참된 자신을 발견하라, 스스로 선택하라
나이나 경제적 여건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재능과 열정에 따라 행동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 어릴 때부터 직업에 대해 선택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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