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리치보이에요.
지난 8월 <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2>의 출간을 기념해서 출판사와 함께 저자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이번 인터뷰는 책과 글쓰기에 대해서, 리뷰어와 작가로서 제 생각을 담았어요. 질문 하나 하나에 꽤 많은 시간을 들여 답을 했는데요, 덕분에 저를 돌아보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인터뷰한 내용은 편집해서 출판사가 제작한 '네이버 포스트 - 휴먼큐브'에 소개되고 있는데요, 여러분께는 질문들에 대해 제가 대답한 내용들을 날 것으로 소개할까 해요.
읽고, 쓰는 일은 즐거운 일이지만 힘겹고 외로운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 때 마다 읽고 쓰는 일에 대해 작가들이 쓴 에세이를 일 년에 몇 권씩 찾아 읽고 있어요. 그런 책을 읽으면 다시 책을 들고 펜을 들게 하는 동력이 되었거든요. 마찬가지로 제 인터뷰가 여러분의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응원과 격려가 되었으면 해요.
고맙습니다, 꾸벅.
Q. 평론가로 서평을 쓰셨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으실까요? 서평이 책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세요?
A. 좋은 질문이네요. 한동안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거든요. 2009년에 출간된 <더 보스THE BOSS>라는 책이 그런 책이에요. 구본형 선생이 쓴 책인데요, 이 분은 내 마음 속의 스승 같은 분이에요.
IMF 시절 베스트셀러 중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란 책이 있어요. 당시는 국내 사정이 정말 엄혹했어요. 평생을 보장받았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단체로 쫓겨난 아저씨들이 길거리를 부유하듯 떠돌아 다녔어요. 가족에게는 실직 사실을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어요. 자신도 인정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매일 아침 양복을 입고 직장 없는 출근을 했죠. 공원 벤치에서 하루 종일 신문을 읽거나 잠을 자고, 파고다 공원에서 노인들 사이에 비집고 앉았죠. 양복입고 구두를 신은 채 산행을 하는 실직자들도 많았어요. 그들의 생각은 하나였죠. ‘이제, 나 뭐하지?’
그 때 구본형 선생이 <익숙한 것과의 결별>과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연이어 펴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누렸던 모든 것을 잊고 떨쳐버려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그래도 괜찮다.”고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위로 했어요. 수많은 실직자들이 이 분의 책에 열광했어요. 많은 실직자들이 얇은 지갑을 털어 그의 책을 사들여 읽고 큰 위로를 받았죠. 그 중에는 무직자인 저도 있었어요. 저는 이 분의 책을 읽고 ‘뒤돌아 보며 슬퍼 말자. 앞만 보고 살기 위해 뭔가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죠. 그 후에 저는 서점 출근을 했고 나중에 창업을 했어요. 이 책 두 권을 나를 세웠다고 생각해요. 그 후 이 분 책이 출간될 때 마다 초판 1쇄 본을 사서 애정을 갖고 읽고 리뷰했어요. 왜 아니겠어요, 스승의 책인데...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구본형 선생의 <더 보스> 출간에 맞춰 신문에 광고하려는데 당신이 이 책에 대해 쓴 리뷰 전문을 싣고 싶다’는 내용이었는데, 선생께서 직접 출판사에 그렇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더군요. 몇 주 후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광고 속 저의 북리뷰를 보며 무척 설렜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그 인연으로 저의 두 번째 책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를 낼 때 구본형 선생께서 추천사를 이렇게 써줬어요.
“어느 날 우연히 새로 나온 내 책에 달린 독자 서평 하나를 읽게 되었다. 많은 서평 중의 하나려니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를 완벽하게 읽어준 것이다. 그것은 기쁨과 놀라움이었다. 그 사람이 바로 김은섭 이었다. 그때 나는 그가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하게 될 줄 알았다. 세상은 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글 쓰기가 힘겨울 때면 이 글을 들춰봐요. 저는 이 글을 제자에 대한 스승의 화답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서평은 책 판매에 영향을 준다는 건 확실하죠. 예전에는 주말마다 실리는 신문의 북섹션에 기자나 전문가가 쓴 서평이 실리기라도 하면 작가와 출판사가 복권을 탄 듯 기뻐했어요. 요즘은 힘이 많이 빠졌죠. 하지만 요즘도 주목 받는 외서가 출간되면 책 첫 장에 어김없이 유력한 언론지들의 서평 일부가 소개돼요. 서양은 서평가가 작가나 언론의 어떤 청탁 없이 작가 버금가는 무게감으로 스스로 책을 선정하고 읽어내고 서평을 쓰기 때문이에요. 독자들은 그 무게감을 신뢰하고 책을 구입하죠. 그 선순환의 전통이, 힘겹지만 여전히 막강한 지금의 외국 출판시장을 이끌고 있죠.
우리의 경우는 좀 달라요. 서평이 지면에서 영상으로 옮겨갔어요. 크리에이터는 조회수를 높이려하고, 독자는 책 구매 대신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는 걸로 책을 읽은 셈하려 해요. 그래서 국내 출판시장이 더욱 힘들어졌죠. 구식일지 몰라도 저는 영상에서 만나는 북 큐레이팅보다는 여전히 주말섹션에 실린 서평을 신뢰하고 즐겨 읽어요. 그들의 추천을 신뢰하고 책 구입 버튼을 누르죠. 동료들의 글이니까, 서평의 선순환을 믿는 사람이니까요.
Q. 도서평론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실 수 있는 방법이나, 읽기의 방법 등이 있으실까요?
A. 평론가가 되려면 청탁이나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가가 오가는 순간 온전한 평론을 할 수가 없어요. 읽기도 전에 예정된 평론을 계속하게 된다면 ‘밥벌이의 괴로움’일 될 테고 결국 오래하지도 못할 거에요. 평론가라는 업의 본질을 깨뜨렸기 때문이에요. 지면에 실리는 원고청탁이나 추천사는 글쟁이로서 받는 정당한 원고료에요. 본업의 일부인거죠. 마찬가지로 원고료 때문에 원하지 않은 책을 평하는 경우도 한 번 더 고민해야 해요. 쓰고 난 다음 최악의 기분이 오래갈 테니까요. 이 마음가짐은 뒤집어서 말하면 도서평론가로 큰돈을 벌겠다면 정치인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말과 같단 뜻이 되겠죠.
엄밀하게 말하면 저는 평론가가 아니라 리뷰어에요. 도서평론가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갖는 소명은 ‘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독서가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에요. 그래서 저는 ‘읽어서 좋았던 책’만을 북리뷰 해요. 다시 말하지만 좋은 책은 차고 넘치는데 읽어서 별로 였던 책을 시간과 마음을 더 써서 공들이기 싫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출판평론가와 같은 평론가들은 좋은 책은 좋다고, 별로인 책은 별로라고 평가해야 해요. 그래야 온전한 평론이 될테니까요.
저는 작가이기도 해요. 그래서 평론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평론을 하되 ‘부정을 위한 부정’이 되면 안 된다는 거 에요. 작가가 책을 한 권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1,000시간이라고들 해요.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에요. 내가 쓴 책은 작가에게 ‘내 새끼’나 다름없어요. 작가에게 더 나은 ‘내 새끼’를 만들도록 도와주는 따끔하지만 애정어린 평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두 번째 인터뷰 였습니다. 인터뷰는 한동안 매일 계속 됩니다, 꾸벅.
작가 리치보이의 신간이 출간되었어요.
재미있는 스토리를 통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아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판타지 경제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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