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독서 교육에 있어서는 분명히 다른 부모님들과 다른 작가님만의 방식과 원칙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자녀의 독서 교육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아이가 7살 끝 무렵에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배우기 싫어하더라고요. 책 읽어주기도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시작했죠.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구나’ 는 말이 맞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학교가 책읽기를 강조하는 학교였어요. 등교하면 수업 전까지 책을 읽게 했고, 1학년 때부터 매주 한 편씩 독서록 숙제를 내게 했죠. 독서록 숙제를 해 오면 선생님이 어김없이 캔디를 줬고요, 잘 쓴 독서록은 학급 뒤에 전시하기도 했어요. 꾸준히 독서록을 잘 써 내면 학기 말에 상을 주기도 했어요. 그 덕분에 입학한 지 4년째 되는 지금은 아이가 책읽기를 즐기는 편이에요.
저는 아이가 책읽기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읽을 책을 고를 때 아이와 함께 많은 고민을 해요. 무슨 책을 읽을 지 최종 결정은 아이가 해요. 그러면 끝까지 읽을 확률이 높아져요.
“우리 반 애가 무슨 책이 재미있대. 나도 읽고 싶어.”
라고 아이가 말하면 묻지도 않고 사 주죠. 아이들이 많이 읽는다는 베스트셀러들은 그렇게 따라서 읽었어요. 저도 읽었다는 티를 내려니 얼른 읽더군요. 저학년 때는 딱히 독서교육을 했다고는 할 수 없어요. 단지 꾸준히 책을 읽기만 하면 다행이죠.
그런데 아이가 3학년이 된 이후로는 독서록 쓰기에 관심을 뒀어요.
책 읽기가 입력과정이라면 반드시 출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독서록이에요. 저는 강의를 할 때 마다 ‘독서의 완성은 북리뷰(독서록)’라고 말했어요.
저학년 때 독서록은 ‘나는 오늘 무슨 책을 읽었다’는 독서기록 수준이에요. 그 때는 한 두 줄을 쓰더라도 괜찮아요. 스스로 자기 글을 쓴다는 건 어른이든 아이든 힘든 일이거든요.
하지만 3학년부터는 달라요.
책도 제법 많이 읽었고 생각도 많아졌을 테니 글다운 글을 뽑아낼 때가 된 거죠. 그래서 아이가 책을 모두 읽으면 전에 저와 함께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토론이라기 보다는 독서록을 쓰기 전에 읽은 책에 대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이었죠.
그런데 3학년 2학기가 되면서 아이가 읽는 책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덩달아 독서록에 쓸 내용 많아질수록 ‘독서록 쓰기’를 힘들어하더니, 나중에는 독서록 쓰기가 귀찮다고 싫어하더군요.
전혀 기대하지 않던 상황이라 무척 당황했어요. 그래서 아이가 독서록을 쓰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봤어요.
아이가 독서록 쓰기를 싫어하는 주된 원인은 네모 칸 쳐진 격자 독서록 공책이었어요.
몇 줄 쓰다 보면 한 페이지가 훌쩍 넘어버리는데다가 맞춤법을 틀리거나, 글을 고치기라도 하면 몇 줄을 지우개로 지웠다가 쓰기를 반복하려니 공책도 더러워지거나 찢어지고 하니까 번거로워서 독서록을 쓰기가 싫었던 거에요. 뭔가 방법을 취하지 않으면 독서록은 물론 책읽기마저 싫어질까 걱정됐어요.
고민 끝에 온라인 서점에 있는 제 온라인 서재에다 아이의 독서록 카테고리를 만들고 거기에 독서록을 먼저 쓰도록 유도했어요. 온라인에 글을 쓰면 글을 쓰고 난 뒤에 편하게 수정 편집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학교에서 3학년부터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어서 자판을 외우고 있던 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아이가 온라인 서재에 독서록을 마음껏 쓰게 했어요. 다 썼다고 하면 한 번 읽어보라고 했어요. 일종의 퇴고, 즉 고쳐쓰기인 거죠. 읽으면서 이상한 부분은 고쳐쓰라고 했죠. 온라인상이라 수정이 편했던지 몇 번을 읽으면서 자유롭게 수정하더군요.
완성시키면 그 내용을 독서록 공책에 다시 옮겨 쓰라고 했죠.
그랬더니 아이의 독서록 쓰기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분량도 많아지고, 내용도 충실해졌어요. 온라인에서 부담 없이 퇴고를 하게 된 덕분이에요. 지금은 아무런 문제없이 독서록 두 세 페이지를 척척 써내고 있어요.
퇴고, 즉 고쳐쓰기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꼭 거쳐야 하는 글쓰기 과정이에요.
그런데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아이들은 충분한 퇴고 없이 일기를 쓰거나 독서록을 쓰고 있죠. 곧바로 공책에 연필로 꾹꾹 눌러쓰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은 글을 쓰다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생겨도 지우고 다시 쓰기가 귀찮아도 계속 쓰죠. 그러다 보니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쓰게 되요. 이런 일이 반복되니 나중에는 글쓰기를 싫어하게 된거죠. 온라인에 먼저 쓰게 하고 나서 이 고민이 해결된 거에요.
이게 끝이 아니에요.
저는 아이가 독서록 공책에 쓴 독서록을 사진 찍어서 먼저 온라인 서재에 쓴 아이의 북리뷰 아래에 담고 있어요. 방법을 달리 한 덕분에 독서록도 더 잘 쓰게 되었고, 온라인 서재도 생긴 거죠. 이 온라인 서재를 꾸준히 유지하면 나중에 대학 입학을 위한 훌륭한 '독서활동'이 되요. 계속 발전하는 역사성을 지닐 테니까요. 자녀가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에요.
인터뷰는 조금 더 계속됩니다, 꾸벅.
리치보이 - <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 1, 2>의 저자, 도서평론가
작가 리치보이의 신간이 출간되었어요.
재미있는 스토리를 통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아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판타지 경제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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