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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Richboy.../영화리뷰 - moviegoer

굿 셰퍼드 (The Good Shepherd, 2006)

by Richboy 2007. 6. 16.

 
 
비밀을 만들고 또 그것을 가지고 있는 쾌감은 인생에 있어 색다른 맛이 아닐 수 없다.
 
전제는 알지 못하는 자도 그 비밀에 관심이 지대함에 있다.
그 유효기간은 비밀이 그 자가 알게 되는 그 때까지만 일테지만.
그 이후엔 비밀을 가졌던 이유에 대한 막대한 책임과 알리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도
비난을 감내해야 한다. 그 결과의 무서움에 비례해서 스릴도 증가한다.
 
'비밀'을 지켜야 하고, 또 다른 '비밀'을 만들어 내야 하는 자. 
그것을 '업業'으로 하는 자들은 아직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고, 또 존재할 것이다.
비밀을 모르는 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것을 만들어낸 자들은 '비밀'이라고 말을 하지만,
나중에 안 이들은 '속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비밀'이 일반화되면 '사기'가 된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들이 지켜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비밀에는 무섭고 사악한 마성魔性이 있다.
네가 알지 못하는 '어떤 사실'을 내가 앎으로써 갖는 작은 우월감.
바로 그것이다.그래서 어떤 병적인 이들은 '습관적'으로 비밀을 만들어내고, 즐거워한다.
어쩌면 이 마성때문에 비밀이 만들어지고, 지켜지는지도 모른다.
 
이 매력적인 '비밀'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혼자되기를 자처하기'라는 것이다.
 
내가 가진 비밀때문에 다른 이와 공유할 수 없고, 스스로가 배척하기 때문에
혼자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왕따'가 아닌 '자발적 외톨이'가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결국 남과 공유할 수 없는 '비밀'은 '공상'이 되어버리는 결론에 치닫는다.
 
언젠가는 밝혀지는 숨겨진 비밀...
 
이것이 세상을 아무리 살아도, 잘 모르겠는 이유이고,
오래 살아고 봐야할 또 다른 매력인지도 모른다.
 
 
로버트 드 니로가 메가폰을 잡았다.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절제된 영상과 완벽한 배경 배우들의 심리연기가 절묘하게 맞는 멋진 영화다.
 
오랜만에 보는 냉전시대의 첩보영화.
'오클리'선글라스로 지령을 받는 21세기의 그것과는 차별화된다.
 
특히 '맷 데이먼'의 20년에 걸쳐 세대를 뛰어넘는
연기의 폭은 그가 큰 배우임을 입증하게 한다. 
 
단 하나, 근심스러운 것은 더 이상 그의 '본~ 시리즈'작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40대의 중우한 아버지역을 한 그가
그것도 같은 장르의 영화에 나올 수 있겠냐는 말이다.
 
그럴수만 있다면, 잠시 알츠하이머를 가장해서
또 다시 그를 맞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한다.
 
멋진 배우가 연기한 멋진 영화를 보는 낙은
나이를 먹을수록 그 깊이가 더해지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