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의지박약자들이 읽어야 할 완소 자기계발서!
나는 ‘독서법’에 관련된 강연을 하면 항상 ‘독서의 완성은 실천’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고 느끼고 배운 바가 있다면 ‘실천’을 통해 그것들을 체득體得할 때 그 때 독서는 완성된다는 뜻이다. 일본 대기업 교세라 그룹의 전회장 이나모리 가즈오 역시 독서 후 실천에 대해서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지만, 단지 읽기만 할 뿐 실행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책읽기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독서한 바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왜냐하면 책은 여러 장르가 있고 내용 역시 다양해서 과연 이 책이 ‘실천이 가능한 책인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기계발서와 같은 실용서를 읽는 ‘실용독서’는 말 그대로 생활에 활용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는 독서이기에 오히려 ‘실천’이 없다면 그 책을 읽은 의미가 없는 것이 될 것이다. 국내 출판계의 ‘자기계발서’란 장르의 분류는 따지고 보면 사실 모호하다. 자기계발의 시작을 굳이 따지자면 사뮤엘 스마일즈가 1859년에 ‘개인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조(self help)’의 정신을 주장한 자조론Self-Help이 되겠지만, 어떤 분야의 책이 되었든 독자가 책을 읽고 난 후 ‘배웠다’고 느끼면 그 자체가 자기계발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문, 문학, 정치, 경제와 같은 장르의 실천인데 여기 유념해야 할 것은 바로 체득體得이다. 어떻게 실천하면서 체득해야 할까? 어떤 장르의 책이든 완독을 한 후 인상적인 구절이나 문장이 있다면 기억하고 나중에 활용하고자 따로 옮겨 적거나 타이핑을 해 두면 실천이 된다. 아니면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할 때 책을 통해 배우고 느꼈던 바를 전한다면 그 역시 실천이 된다. 가장 정답에 가까운 실천은 역시 ‘생각한 바를 실제로 행함’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실천을 그대로 따를 때 이다.
예를 들어 책 <히말라야 도서관>을 들 수 있다. 이 책은 한 청년이 만들어내는 작은 기적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승승장구하며 세계를 누리던 청년 존 우드는 휴가차 들린 네팔의 어느 숙소에서 만난 현지 교육가를 통해 아이들의 열악한 교육 실태를 알고 직접 목격한 후 큰 충격을 받는다. 지금까지 자신을 만든 성공은 독서와 교육에 있다고 항상 자부했던 그는 미국의 직장으로 돌아왔지만 과중한 업무와 직장에서의 치열한 생존 경쟁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네팔의 어린 아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할 일이 있음을 깨달은 존 우드에게 잘나가는 지금의 IT회사는 이미 ‘남의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는 네팔 아이들에게 '책을 가지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잊지 못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부모님과 함께 네팔에 보낼 책과 성금을 모금하게 된다. 룸투리드 Room to Read사업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를 성공으로 이끈 독서에 대한 실천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책에서 도서관 건립 사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물질적인 부자인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정한 문제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 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젊은 나이에 성공했다. 어떤 경우는 운이 좋아서였다. 하지만 내가 물질적으로 부유해졌다는 것이 훌륭한 사람이 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문제는 그걸로 무엇을 하는가이다."
최고의 직장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던 그가 자신을 아껴온 상사의 믿음을 버리고, 사랑하는 여인의 반대와 부모님의 염려를 뒤로 한 채 부모수의 사회사업을 시작 하게된 것은 네팔의 적당한 도서관조차 없는 500명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과거부터 맹세해 온 '더욱 많이 베풀면서 살 것'을 더 이상 핑계를 대며 살지 않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제아무리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사회라 할지라도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진실한 메시지는 기꺼이 함께 하려는 나누는 마음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것 같다. Room to Read 사업은 10년이 채 되지 않아 개발도상국가에 150만 권의 책을 기증했고, 3,000개의 도서관을 건립했으며, 200개의 학교를 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천만 명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는 그날까지 오늘도 그 숫자는 아직 진행형이라고 한다.
지식에 경험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전까지는 단순히 '알고 잇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보사회가 되어, 지식편중시대가 도래하여 '알고만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듯한데, 그것은 커다란 오해이다.
'행동하는 것'과 '알고 있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 차이를 메워주는 것은 바로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다. 독서를 통해 배우고 익혔으면 실천해야 한다. 머리와 가슴으로 느낀 감동 역시 어떤 방법으로든 표현하고 발전시킬 때 비로소 독서행위는 완성된다.
“심판의 날에 우리는 무엇을 읽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한 토마스 아 켐피스는 말했다. 독서는 한 곳에 앉아 두 눈을 굴려 종이 위의 활자를 읽어 내려가는 단순한 짓이 아니다. 활자가 그려낸 글을 눈으로 읽고, 마음과 머리에 새겨 오늘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한 밑거름으로 마련하고자 함이다. 독서의 완성이 실천인 것처럼 보다 행복한 내 인생을 위해서도 항상 배우고 느낀 대로 행동해야 한다.
책 <실행이 답이다>는 이 실행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이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와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는 책을 써서 심리학 관련 자기계발서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알려진 이민규 교수가 썼다. 그는 “평범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의 차이는 지식이 아니라 실천에 있고,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는 전략이 아니라 실행에 있다”며 실천을 위해서는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실행력은 성공한 사람들의 ‘타고난 본능’이 아니라 ‘스킬skill'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행력은 곧 의지력이며, 의지력은 타고나는 자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결심을 작심삼일로 중도포기하고 난 후 스스로를 ‘의지박약자’로 책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틀린 생각이다. 실행력은 타고난 자질이 아니라 배우고 연습하며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일종의 기술skill이다. 실행력이 부족한 것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피아노를 치지 못하고, 왜 운전을 하지 못할까? 배우고 연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실행력도 피아노 연주와 운전처럼 일종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실행력이 부족하면 실천 노하우를 공부하고 연습하면 된다.“ 9쪽
나는 이민규의 책을 좋아한다.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당장 실천하고 싶은 욕구’가 분기탱천憤氣撐天할 만큼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글을 읽기가 쉽다. 읽고 있노라면 그가 옆에서 혹은 내 앞에서 강의를 하는 듯하다. 심리학적 이론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사례를 통해 단번에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그의 전작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 역시 그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사실 자기계발서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성과의 시작은 실행할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행력은 ‘결심 - 실천 - 유지’라는 3단계를 거치면서 만들어지고, 실천가가 되려면 이 3단계에 적용되는 효과적인 지렛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슨 이론 같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결심 - 실천 - 유지’는 ‘배우고 느낀 바를 꾸준히 행동으로 옮긴다’는 말을 단계로 만든 것일 뿐이다.
이번 역시 책 전반에 걸쳐 재미있는 사례와 풍부한 자료 그리고 손에 잡힐 듯한 눈에 보이는 설명으로 가득하다. 책을 읽다가 보면 ‘아, 그게 그렇구나... 이런 방법도 있구나... 그 사람도 그랬군.’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실행력을 키우고 싶은 독자’일 터, 읽고 나면 자신은 충분히 실행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고, 단지 빛을 발하는데 2%가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걸을 수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당신은 의지박약자가 아니다. 지금 걸을 수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은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분 모두에게는 그런 실행력이 있다. 이 책이 당신 안에 잠들어 있는 능력을 행동으로 실행하게 해주는 지렛대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에필로그 중에서
우리가 한글을 잘 읽고 잘 쓰는 이유는 수백 수천 번 한글을 쓰면서 외웠고, 새로운 낱말을 국어사전을 통해 찾았으며, 받아쓰기를 했기 때문이다. 한 번의 반짝임은 ‘재능’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큰일을 만들거나 자신의 평생을 이끌어갈 ‘능력’은 그 재능들이 ‘습관’이 될 때 비로소 생긴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은 실행력이 있고, 충분한데 문제는 스스로가 그것이 ‘실행력’인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 비슷한 문제를 만날 때 다시 활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실행력’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주저하지 않고 과거의 경험을 활용한다. 단 한 번 일등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속해서 일등을 하는 사람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성공을 이끌어낸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가, 하지 않는가의 차이인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독자에게 묻기도 한다. 이 책의 독서를 완성하려면 성실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처럼 저자의 물음에 답하는 동안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내게 되기 때문이다. 이민규의 책은 신작이 출간될수록 완성도가 더해진다. 그래서 그의 신간이 늘 기대되고 출간되면 반갑다. <실행이 답이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히 내가 늘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실행력’을 주제로 책으로 내줘서 더 없이 반가웠다. 저자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책, 이 책을 활용하느냐 마느냐는 독자의 선택과 실행에 달렸다.
실행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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