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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영마인드

[책리뷰]똑바로 일하라 - 지금까지 생각했던 일의 개념부터 바꿔라!

by Richboy 2011. 3. 31.

 

 

 

 

 

지금까지 생각했던 일의 개념부터 바꿔라

 

 

  IMF 외환위기가 한창일 때 대학을 졸업한 나는 취직을 할 수 없었다. 잘 다니던 직장인도 하루아침에 구조조정되어 공원 벤치 신세가 되는 판국에 입사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희망사항이었다. 하루가 갈수록 점점 더 악화되어가는 국내경제와 마냥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를 외면하고 집안에서 무위도식하며 마냥 빈둥댈 수가 없었다.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한 짐을 싸서 집을 나섰다. 찾아간 곳은 중소기업에서 분양 업무를 맡고 있는 선배 두 명이 살고 있는 대학 주변 자취방. 그곳에서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며 더부살이를 했다.

 

  취직한 선배들의 일터를 이곳저곳 아무리 살펴보고 부탁해 봐도 오라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입사가 불가능하다면 이제 남은 것은 창업 뿐, 밥벌이를 궁리하기 위해 매일처럼 서점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 한 쪽에서 일본 맥도널드의 창업자이자 ‘긴자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후지타 덴(藤田田)’이 자신의 성공담을 담은 책 ‘비즈니스에는 급소가 있다’를 읽다가 ‘사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바로 저자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그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없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진 사업종목을 갖춰라.

싸게, 빠르게, 어디에서나 같은 맛으로..라는 니크한 아이덴티티는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갖춘 사업종목’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미 나는 그런 종목을 몇 년 전부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학교 후문에 있는 조그마한 닭갈비집. 이곳의 ‘순살닭갈비볶음밥’은 가격 저렴하고 맛있어서 내가 거의 매일 찾던 메뉴였다. 이 맛이라면 사업을 위한 아이덴티티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이후 한 달여 동안 대형 서점을 뒤져가며 가맹점 사업에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해 기획서를 만들었고, 그 자료를 가지고 닭갈비집 사장님을 찾아가 가맹점 사업 동업을 제안했다. 단품메뉴가격 2,300원으로 일 매출이 200만 원이라는 놀라운 매상을 올리고 있었지만, 마땅히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매일 전투를 치르듯 하루를 보내고 있던 닭갈비집 사장님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며 흔쾌히 수락했다.

 

  비슷한 처지의 선후배 몇 명과 합심해서 사무실을 얻고 두 달여를 준비해 당당히 ‘춘천골 닭갈비 체인사업본부’를 발족 했다. 그 후 약 20개월 동안 가맹점 60여 곳을 개설하며 ‘잘 나가는 닭갈비 회사’를 만들어냈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조직이라고는 들어가 본 적 없는 내가 회사를 차리고, 운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절 읽었던 책들 덕분이었다. 창업을 한 후에도 거의 매주 대형서점을 들러 책을 읽었다. 기획서를 만드는 법, 전화 받는 예절, 마케팅, 영업, 홍보, 접객 매뉴얼까지... 질문이 생길 때 마다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답을 찾았다.

 

 

 

 

  <똑바로 일하라REWORK>(21세기북스)을 읽는 내내 나의 ‘첫 창업’을 떠올렸다. 이 책은 웹 기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37signals(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가 투자자이다)의 창립자인 저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은 회사의 경영의 핵심을 엮은 것이다. 짧은 글에 더할 말도 뺄 말도 없다고 할 만큼 군더더기 없다. ‘첫 창업의 그 시절에 이 책이 나왔더라면..’하는 아쉬움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원제목은 REWORK, 다 뜯어 고쳐라! 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한다면 경영經營은 백만사百萬事다. 경영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과 그것을 사줄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인은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조직 전체와 조직의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성과를 올리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현대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자기경영노트>에서 성과를 올리고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인은 ‘지나치게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그들은 최고의 수준의 개념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소수의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주어진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상수들constants을 파악하려 한다.”

 

  업종에 따라 규모에 따라 경영기법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경영’에 다가서면 모두 하나가 된다. 저자들은 열심히만 일하는 일중독자가 되지 말고 제대로 성과를 내는 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성과를 내고 싶다면 일의 지금까지 생각했던 일의 개념부터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이 가장 경계한 것은 비즈니스 통념, 즉 ‘사업에 관한 전통적인 개념들’이다.

 

 

 

 

  이를 테면 완벽한 계획은 본래 없고, 계획이란 추측에 불과하므로 시간과 공을 들여 장기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말한다. 또한 성장에만 연연해하지 말고 크든 작든 내실 있고 탄탄한 회사를 만들기에 힘쓰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어떤 사업을 하든 외부 자금의 비율을 최대한 줄여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마음껏 경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경영의 개념, 일, 성과, 경쟁, 차별화, 마케팅, 인사, 위기관리 등의 주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일선에서 업무를 보다가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 놓은 것처럼 실전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사업 선정에 대해 트렌드에 연연하는 세태를 지적한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라’ 였다.

 

   “본질이 아닌 덧없는 유행에 목을 매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영원한 것은 몰라보고 수시로 변하는 것만 바라보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 것들이다. 사람들이 오늘도 원하고 앞으로 10년 후에도 변함없이 원할 것들, 이런 것에 투자해야 한다.

아마존닷컴은 신속한 무료 배송, 다채로운 품목, 친절한 환불 정책, 적당한 가격에 올인한다. 이런 것은 언제나 귀하기 마련이다.“ 94쪽

 

  사업의 핵심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공기처럼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것, 그래서 좀처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음식점은 맛과 청결, 친절 이 세 가지면 더할 나위 없고, 무슨 업종이든 친절한 서비스와 미소는 기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핵심가치들을 지닌 기업과 점포는 그리 많지 않다. 저자들은 300여 페이지 내내 이러한 실전 경영의 핵심을 거론하며 독자들의 폐부를 콕콕 찌르고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독자는 ‘경영자’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 경영자를 꿈꾸는 비즈니스맨들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소자본 창업을 준비 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머리와 가슴으로 배우고 익혀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마케팅 구루인 세스 고딘이 ‘나는 당신이 이 책을 당장 사지 않아도 될 그럴듯한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상할 수가 없다’고 이 책을 평했다). 비즈니스맨의 필독서로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이 리뷰는 여산통신에서 발행하는 <라이브러리앤리브로>(2011년 4월호)에 실린 리뷰 입니다.

 

 

 

Y세대에 직장인에게 어울리는 신개념의 경영서
똑바로 일하라
정성묵 역/제이슨 프라이드 저/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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