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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TV - 시사경제 Why 03]카피캣copycat - 하늘 아래 혁신이란 없다. 혁신적으로 모방하라!

by Richboy 2011. 5. 16.

 

 

 

 

하늘 아래 혁신이란 없다. 혁신적으로 모방하라!

 

   지난 3월 2일 와병설이 한창이던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패드2 공개행사에 참석했다. 언제나처럼 검은 터틀넥 상의 차림에 청바지를 입고 자신감 넘치게 나타난 그는 ‘오늘 행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며 아이패드 2의 장점을 뽐 내면서 “2011년은 아이패드 2의 해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삼성과 휼렛패커드, 모토롤라 등의 로고를 화면에 띄운 뒤 청중들에게 “2011년이 모방꾼Copycat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보느냐.” 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에 대한 견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 4월 15일 현지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그 내용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 4G', '갤럭시 탭' 등이 애플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은 소장에서 "삼성은 자신만의 기술과 스타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개발하기 보다는 애플의 기술과 사용자환경(UI), 스타일을 베끼는 것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애플의 공격에 당하고만 있을 삼성이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일본 동경법원, 독일 맨하임법원에 애플 코리아를 상대로 총 10건의 특허에 대해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25일 인트라넷을 통해 "애플이 일방적으로 무리한 주장으로 먼저 소송을 제기해 왔다"며 "삼성전자를 `카피캣` 업체로 폄하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리고 휴대폰 선도업체로서 위상과 자존심을 지켜 나가기 위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웃으며 어깨동무를 하던 애플과 삼성전자은 카피캣(모방꾼)이란 단어 하나로 원수지간이 되었다. 이 때 한 사람이 뛰어들어 이들의 싸움을 말리며 ‘삼성전자가 카피캣이면, 애플은 더한 왕 카피캣‘이라고 말한다.  

 

   <카피캣copycat>(청림출판)의 저자 오데드 센카(Oded Shenkar)’카피캣‘을 절대로 곁에 둘 수 없는 수치스러운 단어가 아니고, 또한 모방imitation은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혁신만큼이나 중요하며 또한 효과적으로 혁신을 실행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에서 우선 궁금한 내용은 ‘애플도 카피캣’이라는 저자의 주장이었다. 그는 과거 애플의 CEO를 지냈던 존 스컬리는 매킨토시 기술 중 상당 부분이 애플 건물 내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며 이에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애플은 ‘조립 모방’의 대가다. 예전의 많은 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애플은 기존 기술과 재료를 조합해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냈다. (중략) 애플은 혁신 기업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애플이 가진 진짜 기술은 자체 아이디어와 외부에서 얻은 기술을 함께 묶어서 우아한 소프트웨어와 멋진 디자인으로 조합해내는 데 있다. 간단하게 말해 애플은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들여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항상 그것을 자사에 맞게 수정하며 결과를 내는 기술의 오케스트라이자 완성자이다.” 139쪽

 

 

  

 

  이 싸움에 대한 저자의 핵심은 ‘모방이 뭐 어때서?’ 였다. 지적재산권만 침해하지 않는다면 모방은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방이 기업들이 피해야 할 부정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모방을 전략적, 경영적 차원에서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모방과 혁신은 서로 보완해주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각종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법정 소송을 통해 서로 ‘혁신기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둘 모두 ‘모방기업’인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에게 혁신기업으로 알려진 IBM, 컴펙, 델 컴퓨터, 닌텐도, MS 익스플로러, 포드와 GM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도 알고 보니 모방기업이더라는 점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들 기업의 탄생 역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냈다.

 

 

   그렇다면 모방이 과소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시어도어 레빗이 말한 ‘혁신이란 이름의 신’을 배신한 이단자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도 만유인력의 법칙과 뉴턴의 운동법칙을 발견한 후 “만약 내가 다른 이들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저자는 오늘날 혁신이란 ‘창조적 모방’ 뿐이고, 세계화가 가속될수록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모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에 있어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있어 그만한 전략이 또 없기 때문이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최초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할인점 업계의 선도기업 월마트, 그리고 혁신적인 컴퓨터업체로 알려진 애플의 성공과 이들을 추종한 모방 기업들의 실패와 성공을 통해 저자는 모방을 할 때 ‘모델의 성공 비밀이 담겨 있는 블랙박스를 풀고 해독했는가’의 여부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달린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대체로 실패한 모방 기업들은 진정한 모방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들은 모델 기업의 성과 뒤에 놓인 섬세한 인과관계를 파헤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모델 기업을 지탱해주는 핵심 기둥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모방을 후원하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실패하고, 일반적 모방 대상을 넘어설 수 있는 모델 기업을 참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혹은 모방 능력의 부족으로 모델 기업과 그 기초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221쪽

 

   저자는 오늘날 기업환경은 혁신과 모방의 융합, 즉 ‘혁신적 모방’만이 복잡하고 빠른 비즈니스 환경을 이겨낼 생존법이라고 강조했다. 모방이 기업들에게 혁신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혁신만이 살 길이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부셔놓았다. 아울러 모방이 모델의 외형적 ‘단순 카피copy'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된다면, 결국엔 효과적이면서도 집중적인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배웠다.  

 

  반도체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가 도시바를 타깃으로 삼아 성공한 스토리, 2002년 머천다이저와 바이어집단을 이끌고 전 세계 마트를 누비며 모방함으로써 이마트를 가장 한국적으로 합리적인 할인점으로 만들어 월마트를 물리친 정용진 부회장 등 외서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 없는 국내 기업들의 혁신적 모방 사례들에 대해 자세히 언급해 놓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저자가 기술해 놓은 기업이 모방 게임에서 성공하기 위해 개발하고 섭렵해야 할 ‘6가지 능력과 프로세스’, 그리고 ‘혁신적 모방 법칙 10가지’는 ‘혁신적 모방가imovators'를 꿈꾸는 자라면 숙지해야 할 사항들이었다. 일독한다면 혁신과 모방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게 될 것이다.

 

 

 

 

 

 


카피캣

저자
오데드 센카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 | 2011-04-2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혁신으로 성공할 수 없다면, '창조적 모방가'가 되라!『카피캣』...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카피캣copycat - 하늘 아래 혁신이란 없다. 혁신적으로 모방하라!
카피캣
오데드 센카 저/이진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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