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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영마인드

[책리뷰]손정의 미래를 말하다 - 소프트뱅크, 마켓3.0을 준비하다

by Richboy 2011. 8. 25.

 

 

 

 

손정의 미래를 말하다 - 소프트뱅크, 마켓3.0을 준비하다

 

   1981년 늦은 여름, 일본의 한 젊은 사업가 회사를 설립하고 달랑 아르바이트생 2명인 직원들 앞에 두고 귤 상자 위에 올라서서 30년 후 회사의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이제부터는 정보혁명이다! 컴퓨터를 사용해서 컴퓨터의 능력으로 마이크로 컴퓨터에 디지털사회, 디지털의 정보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정보혁명을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일으켰다. 우리 회사는 정보혁명의 핵심인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것이다!"

 

   그 연설이 있고 난 후 직원들은 회사를 그만둬 버렸다. ‘사장이 미친놈이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장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귤 상자 위에 올라서서 한 1시간 동안 연설한 내용도 잊지 않고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지켜왔다.

   무모한 청년 기업가의 이름은 손정의(마사요시 손), 회사의 이름은 소프트뱅크로 현재 전 세계 800여개 인터넷 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늘날 일본에서 NTT와 NTT도코모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는 127개 사의 인터넷 기업과 제휴를 맺어가며 2억 3천만 달러 수준의 투자를 하고 있다.

 

   손정의는 대표적인 전략가이자 실천가이다. 그는 20대 초 회사를 설립하면서 ‘인생 50년 계획‘ 이라는 이름으로 20 대, 30 대, 40 대, 50 대, 60 대, 5 가지 단계의 라이프 플랜을 만들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그것을 지켜오고 있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 대, 이름을 알린다. -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다.

30 대, 자금을 모은다. - 자금은 1000 억 2000 억으로 셀 수 있는 규모라야 한다.

40 대, 큰 승부를 건다. - 1조 엔, 2조 엔으로 셀 수 있는 규모의 승부를 한다.

50 대, 어느 정도 사업을 키워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시킨다. - 여생을 위한 인생모델 포함

60 대, 다음 경영진에게 바톤터치를 한다.

 

 

 

 

   <손정의 미래를 말하다>는 손정의 인생 50년 계획 중 네 번째인 50대에 해야 할 일, 즉 자신의 사업체인 소프트뱅크의 비즈니스 모델의 완성을 담은 책이다. 지난 2010년 6월 25일 손정의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30년 비전’을 발표한 내용을 그대로 담은 것으로 손정의는 이 연설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연설”로 평가했다.

 

   ‘신 30년 비전’은 창업자만의 생각을 오롯이 담은 것이 아니라 소프트뱅크그룹의 2만 명 직원이 1년 동안 각각의 의견을 제시하고, 진지하게 논의한 결과물이어서 그 자체로 인상적이다. 또한 소비자이자 팬인 수많은 트위터러들의 지혜와, 사내외에서 나온 의견들을 모아 정리했다.

 

신 30년 비전의 핵심은 첫째는 이념, 즉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는가,

둘째는 비전, 즉 30년 후 사람들의 생활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어디에 주력할 것인가,

셋째는 전략, 소프트뱅크는 어떤 식으로 비전을 실현시킬 것인가로 나뉜다.

 

   소프트뱅크의 이념은 “정보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손정의는 “인터넷 혁명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해 추구하는 철학은 사람들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뱅크는 상장회사이기에 신제품도 만들고, 비용 경쟁도 해야 하고, 수익도 올려야겠지만, 그렇게 숫자를 늘리는 일에 열정을 바친다면 인생은 무의미해진다고 보았다.

   그리고 회사를 통해 단 한 번 뿐인 자신의 인생이 목숨을 바쳐서 할 일이란 정보혁명을 통해 사람들의 최대 슬픔인 고독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반면 인생의 기쁨은 더욱 크게 하는 것, 그것이 자신과 소프트뱅크가 나아갈 바라고 강조했다.

 

   현편 30년 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엄청나게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의 무한대의 저장공간이 생기고 무한대의 클라우드와 초고속 네트워크가 생기고, 오늘날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극적인 변화로서 사람들의 생활양식 자체를 바꿀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스스로 학습하는 두뇌형 컴퓨터의 출현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컴퓨터가 지식과 지혜마저도 얻게 되는, 그리고 멈출 수 없을 정도까지 진화한다는 상상은 틀림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성을 가진 컴퓨터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기에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소프트뱅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비전은 감정을 지닌 컴퓨터 즉 초지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는 이런 변화에 맞춰 기업이 존속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략에 있어 기업의 체질부터 달라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소프트뱅크를 중앙집권화가 아닌 자율적으로 서로 협조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내부의 많은 회사가 각각 연계하면서도 별도의 회사이름을 쓰고 별도의 리더를 가지는 체계로 구성했다. 그렇게 되면 의사결정과정이 신속해지면서도 서로간에 시너지 효과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800개 산하 기업들을 30년 후에는 5,000 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정의가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를 세워 직접 미래의 후계자들을 위해 리더가 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앞으로 300년 동안 소프트뱅크 그룹을 존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드는 준비라고 강조했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책<마켓 3.0>에서 미래의 시장은 ‘빈곤과 빈익빈 부익부, 환경 파괴와 같은 현실적 문제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치(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어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살아남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3.0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마케팅을 넘어서 소비자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마케팅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보혁명으로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하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신 30년 비전‘이야말로 마켓 3.0을 대비한 비전이 아닐까 싶다.

 

   손정의는 지난 6월 20일 한국을 방문해 같은 내용으로 강연을 했고, 그 동영상은 몇 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화려한 라스베가스 쇼라고 한다면, 손정의의 그것은 어느 기업가의 솔직한 ‘고해성사’일 것이다. 손정의는 넋을 놓게 하는 화려한 수사적 표현보다는 스토리 안에 개인사는 물론 기업을 이끌면서 굉장히 힘들었던 역경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청중으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려준 할머니를 이야기한 대목인 ‘할머니, 할머니’는 압권이다.(실제 강연에서 손정의는 이 대목을 울면서 이야기했다. 유투브에서 볼 수 있다)

   CEO로서 자신의 고민과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진솔하게 드러내면서 꿈과 비전을 공유하려한 손정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던 과거와 달리 창조 산업이 각광받는 지금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런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잘 알려준다.

 

   이 책이 출간될 즈음 손정의는 지난 6월 20일 한국을 찾았을 때 그는 기자간담회를 대신해 소프트뱅크의 '신 30년 비전‘에 대해 강연한 자리에서 3개월 전, 동북아 대지진이 있고 난 후 손정의는 인생관에 변화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기업의 비전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사람과 회사가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창업 이후 최대 이익을 내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런, 대립되는 상황에서 내가 내 기업만 잘 꾸려 나가면 될 것인가? 아니라고 손정의는 판단했다.

   그래서 “정보혁명으로 사람을 행복하게”는 소프트뱅크의 이념에 부합하는 분야를 찾았으니 바로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다. 그는 자연에너지협의회(Renewable Energy Governor’s Alliance)를 설립하기로 결심, 일본에 있는 47개 광역자치단체 있는데, 그 중 34개 현 지사들을 설득해서 자연에너지 협의회에 참석 동의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손정의는 소프트뱅크가 대지진 이후의 일본인(소비자)를 당장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낸 것이다. 기업의 이윤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한 그의 행보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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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미래를 말하다

저자
소프트뱅크 신 30년 비전 제작위원회 (엮음) 지음
출판사
출판사 | 2011-07-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1300억 원 기부, 원전 사고현장 방문, 재해복구 참여, 친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리뷰는 출판전문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격주간으로 발행하는 <기획회의>(302호)에 실린 원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