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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자기계발

[이데일리TV - 시사경제 Why 17] 긍정의 배신 - 근거 없는 긍정을 부정하라

by Richboy 2011. 9. 1.

 

 

 

 

 긍정의 배신 - 근거 없는 긍정을 부정하라!

 

   미국이 지금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달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14조 달러가 넘는 빚더미 위에 올라서 있는 미국의 국가채무한도 증액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 국민들은 분수에 넘치게 소비하면서 국제 경제를 좀먹는 기생충처럼 살고 있다"고 말했을 때도 미국은 아무런 답변도 할 수 없었다. 모두가 사실이기 때문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이렇다 할 내부 위기와 외부의 위협 없이 사회적으로 이토록 진보와 번영을 구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던 최강대국 미국이 아니던가? 과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살펴보면 그간 사실이 덮어진 것일 뿐,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당시에는 빌 클린턴도 조지 부시도 거의 언제나 낙관론을 요구했으며, 비관론과 절망과 의심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풀어내야 할 현안들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던 것처럼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앞에서 관료들은 불안과 침체의 가능성을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상처는 언젠가 곪아 큰 병이 되는 법. 그 후 닷컴 붕괴가 일어났고, 이듬해에 9.11 사태가 터졌다.

   세인들은 2008년 미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공황 이후 최대의 사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틀렸다. 우리는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말처럼 금융위기를 부른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사실은 거대한 폰지 사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누구도 잔치의 흥을 깨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애써 외면했었다. 오늘날 미국 아니 전 세계는 수십 년 동안 스스로 훈련해온 근거 없는 긍정주의에 빠져 불편한 소식에 귀를 닫고 살았던 벌罰을 톡톡히 받고 있다. 

 

   다가올 위기에 대한 사전 경고를 묵살한 대가를 받고 있는 나라는 비단 미국뿐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도 오래 전부터 경고음이 울렸지만 무시했었고, 우리나라 역시 구제역 전국 확산이나 우면산 산사태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행정당국의 무관심과 늦장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

 

   <긍정의 배신 bright sided>(부키)은 자유시장경제의 신념 체계의 긍정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수십 년 전 미국의 주로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은 뒤 전 세계로 퍼져 신자유주의 사회의 관습과 미덕처럼 굳어져버린 긍정주의의 원리와 폐해를 하나하나 지적했다.

 

 

  

 

   저자의 집필 동기는 어느 날 자신에게 찾아온 유방암 판정 때문이었다. 그녀는 유방암 환자 대부분이 유방암에 공포와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낙관적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자들은 유방암을 치료하면서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고, 성적性的 자신감도 떨어지는 등의 고통을 호소해도 부족한데, 오히려 “암은 내게 일어난 일 가운데 가장 멋진 일이었다.”고 말한 고환암 생존자 랜스 암스트롱처럼 유방암을 ‘신이 준 선물’처럼 여기는 듯 말하는 것을 보고 저자는 충격을 받았다.

‘유방암이 축복’이라니...모두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얼마 안가 환자들이 웃음 띤 얼굴로 암을 수용해야만 하는 절박한 사정을 알게 되었다. ‘긍정적인 태도’가 회복을 위한 필수요소였기 때문이었다. 유방암 문화에서는 생존이 전적으로 태도에 달렸다고 믿고 있었다. 환자들의 긍정적인 태도는 면역체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녀가 8년간 받은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에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은 것처럼 긍정적 사고 역시 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저자는 긍정주의라는 이 ‘대책 없는 이데올로기’가 사회전반에 걸쳐 확산되어 현실을 부정하고, 불행에 즐겁게 극복하고, 닥친 운명에 대해 오직 자신을 비난하라고 말한다는 점을 심히 우려했다.

   또한 자기계발서, 기업의 동기 유발 프로그램, 초대형 교회의 복음 설교사 등 여러 영역에 걸쳐 빈틈없이 촘촘한 그물망을 짜 가면서 거대한 산업으로까지 발전했음을 목격했다. 전통적으로 ‘비판적 사고’를 중시하는 대학마저 ‘긍정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연구할 정도이니 두 말하면 입 아픈 현실이다.

 

   특히 자기계발서와 동기 유발 강사들 그리고 기업들의 커넥션을 밝힌 후반부는 인상적이다. 미국에서 1,000만부가 팔렸고, 국내에서도 한 때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알고 보면 ‘직장에서 쫓겨나도 남 탓 말고 입 다물고 재빨리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하라’는 기업의 다운사이징 선전을 위한 내용이었다.

 

   무언가를 진실로 강력히 원하면 그것을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로 미국에서 찍어내자마자 380만부를 찍었고 한국에서도 올해의 책이 될 만큼 베스트셀러가 된 <시크릿> 역시 긍정 이데올로기 전도사인 오프라 윈프리가 띄운 작품이었다. 저자가 들여다 본 긍정주의 돋보기 속에는 자기계발의 선구자 나폴레온 힐도 세일즈맨의 우상 지그 지글러도, 심지어 긍정신학의 선구자 조엘 오스틴도 긍정주의 나팔수였다. 무엇보다 저자가 근거 없는 ‘긍정주의’를 가장 우려한 것은 쌍수를 들고 환영한 미국 기업(글로벌 기업) 때문이었다.

 

   “긍정적 사고를 가장 환영한 것은 미국 기업계였다. 긍정적인 사고가 그 자체로 하나의 산업이 되었고, 기업들은 그 산업의 으뜸 고객으로 부상해 마음의 노력을 통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좋은 뉴스를 게걸스럽게 소비했다. 혜택은 줄고 노동시간은 늘어난 반면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없는 21세기의 노동자들에게 긍정주의는 유용한 메시지였다. 동시에 고위 경영자들에게는 해방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저자는 근거도 없고 대책도 없는 이 맹랑한 ‘긍정주의’의 대안은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 자기감정과 환상으로 채색하지 않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세상에는 위험과 기회가, 행복과 죽음의 확실성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현실주의에 있다는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항상 브레이크를 밟을 준비를 하고 운전하는 운전자의 마음과 같은 ‘방어적 비관주의’다.  

 

   고개를 돌려 국내를 보니 풀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지금 한국은 가계부채가 1,000 조 원에 육박하고 2011년 3월 현재 청년실업률은 9%를 상회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인 2050년대에는 10명 중 4명이 노인인구로 채워질 위기에 빠진 고령화 사회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리가 직면한 위협은 엄연한 현실이며, 이런 문제점들에 대해 자기몰입에서 벗어나 세상 속에서 행동을 취해야만 없앨 수 있다고 이 책을 통해 말한다. 지금은 정부에게, 그리고 우리 스스로에게 “그대, 아직 긍정의 마음으로 기도중인가?” 되물어야 할 때다.

 

 

 

이 방송은 8월 30일자 이데일리 TV의

생활경제 Why - 톡톡 비즈북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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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4-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긍정의 배신』은 사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