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연히 새로 나온 내 책에 달린 독자 서평 하나를 읽게 되었다. 많은 서평 중의 하나려니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를 완벽하게 읽어준 것이다. 그것은 기쁨과 놀라움이었다. 그 사람이 바로 김은섭이었다. 그때 나는 그가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하게 될 줄 알았다. 세상은 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구본형, 변화경영 사상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의 저자
후천적 활자 중독에 빠지고 싶다면
시키지 않아도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있다. 이 기특한 아이들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가슴에 큰 뜻을 품었기 때문에? 아니면 미래를 현명하게 준비하려고? 아니다. 이 아이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이 즐겁기 때문이다. 평안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듯, 제아무리 좋은 책도 내가 재미를 못 느끼면 읽지 못하는 법이다. 하지만 독서의 즐거움에 눈뜬 사람은 뜯어 말려도 책을 집어 들게 된다. 21살의 늦은 나이에 독서에 맛을 들이고 20년째 독서 생활을 즐기는 북 멘토 김은섭이 말한다.
“좋은 책이 아니라 자신이 읽어서 즐거운 책으로 시작해야 한다.”
‘남이 추천하는 좋은 책’이 아니라 ‘자기가 읽어서 즐거운 책’으로 시작하라
다들 ‘독서가 삶을 바꾼다!’고 외치고 있을 때 ‘책과 친해지는 게 먼저!’라고 외치는 책이 있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김은섭, 지식공간)이다.
저자는 21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되어 난생처음 ‘독서’라는 걸 해보고 싶었다. 당시 그에게 책이란 ‘나를 근사하게 만들어주는 그 무엇’이었다. 당연히 책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고전처럼 검증을 받은 책이 진짜 책이지.’
‘읽고 나면 남는 게 있어야 진짜 책이지.’
하지만 독서 습관이 잡히지 않은 그에게는 위험한 생각이었다. 다행히 독서 스승이 독서와 친해지는 게 먼저임을 알려주었다.
“독서는 공부가 아니라 즐거움이다! 즐겁지 않은 책은 버려라!”
스승의 가르침을 실천해보기로 작정한 저자가 처음 읽기 시작한 책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명작 소설들. 저자는, 주인공 이름을 까먹기도 하고 줄거리를 놓치기도 하면서 점차 독서의 즐거움에 눈을 떠갔고, 불과 1년 만에 책 없이 못 사는 후천적 활자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독서는 벌써 20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지금도 매달 20권을 독파한다.
책 읽기가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게 하려면
저자가 주장하는 ‘즐거운 책 읽기’는 ‘좋은 책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다. 책의 선택 기준이 ‘남이 추천하는 좋은 책’이 된 사람들은 일단 책을 산다. 그러나 앞부분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한다. 그리고는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변명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 주목한다. 실제로 시간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진실은 책 읽기가 ‘술자리, 게임, TV’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책 읽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만들려면 ‘남이 추천하는 좋은 책’이 아니라 ‘자기가 읽어서 즐거운 책’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역사 속 수많은 인물들이 독서의 즐거움에 대해서 말했는데 추사 김정희도, 일본의 다독가 다치바나 다카시도 독서만큼 즐거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영 구루 톰 피터스가 소설 읽기를 권하는 이유도, 많은 CEO들이 만화책을 추천하는 이유도 모두 독서의 즐거움 때문이다. 그들이 책을 고른 선택 기준은 ‘좋은’ 이전에 ‘즐거운’이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다만 궁합이 맞는 책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비록 선천적으로는 활자와 친한 유전자를 물려받지 못했을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를 읽다 보면 후천적으로도 얼마든지 활자에 중독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21살의 나이에 ‘나에게는 정말 책을 이해할 만한 머리가 없는 것인가?’ 하고 한숨을 푹 쉬기도 했던 저자는 20년 뒤인 현재 교보문고 북모닝 CEO에서 선정한 ‘북멘토’이자,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TOP 100을 수상한 Daum 파워블로거이며, MBN M머니 <경제 북카페>, 팍스TV <부자가 되는 책>, CJB 라디오 <김은섭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에 출연하며 즐거운 책 읽기가 그의 삶을 어떻게 바뀌었는지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후천적 활자 중독자, 김은섭
초등학교 4학년 때 마징가 제트 장난감에 홀려 60권의 책을 할부로 구매하고 다음 날 아버지한테 매 맞고 쫓겨났다. 물론 책과 친하지도 않았고, 책을 읽지도 않았다.
머리가 나빠 중고등학교 6년 동안 교과서와 참고서만 붙잡고 있느라 책과 담을 쌓고 살다가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를 꼴찌로 들어갔는데 웬걸, 갑자기 책이 읽고 싶어졌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책 읽기는 신기했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했다. 소설을 읽으며 책 읽기 습관을 들였고, 1년 뒤에 책이 손에 달라붙는 경험을 하게 된 후로는 책에 푹 빠져서 살았다. 지난 20여 년간 직업은 네 번 바꾸었지만 하루라도 책에서 손을 놓은 적은 없었다. 매달 20권의 책을 읽고 있는데 현재까지 그의 손을 거쳐 간 책이 수천 권에 달한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리치보이(Richboy)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가 책을 읽은 흔적들은 블로그에 남아 있다. 제아무리 좋은 책도 읽히지 않으면 ‘죽은 나무의 다른 모습일 뿐’이라는 신념으로 좋은 책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글도 쓰고 방송에도 나가면서 책을 소개한다.
교보문고 북모닝 CEO 선정 ‘북멘토’이고, 경향신문 <책으로 읽는 경제> 칼럼을 연재했고, 현재 코오롱 그룹과 한전 사보에 북 칼럼을,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에 경제경영 전문가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MBN M머니 <경제 북카페>, 팍스TV <부자가 되는 책>, CJB 라디오 <김은섭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에 출연 중이고, 2010년부터 한겨레 교육문화센터에서 <글쓰기 입문>과 <독서클럽> 강의를 하고 있다. Daum 우수블로거로 활동하고 있으며(2008년~현재), 2010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TOP 100을 수상했다.
?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교보문고, 2010), ?공감의 한줄 : 세상을 바꾸는 어록의 힘?(공저, 북바이북, 2011),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공저, 부키, 2011), ?아까운 책 : 지난 한 해 우리가 놓친 숨은 명저 50권?(공저, 부키, 2012)을 썼다.
tobfreeman@hanmail.net
blog.daum.net/tobfreeman
@Richboy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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