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의] 말로 풀어내는 책이야기/CJB-리치보이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리치보이 김은섭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12) 카피캣

by Richboy 2012. 10. 2.

 

 

 

 

 

박은선PD님 - 이번 주 소개하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김은섭: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카피캣>인데요...이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요즘 가장 주목되는 뉴스를 하나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바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판결인데요,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소송에서 승리했다면, 미국의 판결은 애플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의 소송들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이 소송은 지난해 3월에 있었던 글로벌 기업, 애플과 삼성전자가 서로 등을 돌린 결정적인 사건이 있습니다.

 

 

박은선PD님 - 아, 스티브 잡스가 삼성전자와 휴렛패커드, 모토롤라 등을 두고 ‘카피캣’이라고 주장한 뉴스를 말씀하시는군요.

김은섭: 네, 맞습니다. 지난해 3월 2일 와병설이 한창이던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패드2 공개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언제나처럼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운동화차림으로 자신감 넘치게 나타난 그는 ‘오늘 행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뭔가 할 이야기가 있음을 작심했던 모양입니다. 그는 여느 때처럼 아이패드 2의 장점을 뽐내면서 “2011년은 아이패드 2의 해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인데요, 그는 삼성과 휴렛패커드, 모토롤라 등의 로고를 화면에 띄운 뒤 청중들에게 “그럼 2011년이 모방꾼Copycat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보느냐?” 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한마디로 삼성과 휴렛패커드 모토롤라 등이 애플의 카피캣....이라는 거죠.

 

 

박은선PD님 - 그렇죠. 스티브 잡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경계하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알리는 사건이었죠.

김은섭 - 네, 그렇습니다. 2010년까지의 3년은 아이팟을 비롯해 아이폰, 아이패드 등 연이어 출시되는 애플 제품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시장을 주도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애플의 이러한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마는 바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인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국내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그것을 인정이라도 하듯 애플은 지난해 4월 15일 애플은 갤럭시S가 아이폰의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 등을 모방했다면서 삼성전자를 제소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이 시작된 거죠.

 

 

박은선PD님 - 삼성도 애플에 맞대응을 했었죠?

김은섭: 네,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의 데이터 통신 등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애플을 맞제소 했죠. 이렇게 해서 선두기업 간의 승부는 결국 디자인과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에서 갈리게 되었고요, 최근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은선PD님- 부품 공급자와 제조업체 사이로 어제까지만 해도 웃으며 어깨동무를 하던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티브 잡스의 ‘카피캣’이란 단어 하나로 원수지간이 되었군요?

김은섭: 네, 그런 셈이 되었죠. 이 다툼의 쟁점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카피캣’입니다. 우리말로는 모방꾼이란 뜻인데요,

그래서 오늘 <카피캣>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이 책을 읽어보면 스티브 잡스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을 빗대어 카피캣 운운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 책 <카피캣copycat>의 본문에 보면 애플은 ‘조립 모방의 대가’라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말하자면 ‘삼성전자가 카피캣이면, 애플은 이보다 더한 왕 카피캣‘인 셈이죠.

 

 

박은선PD님 - 아니,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알려진 애플이 왕카피캣이라니...정말 의외의 대답인데요. 그게 정말인가요?

김은섭: 물론입니다. 이 말은 과거 애플의 CEO를 지냈던 존 스컬리가 직접 한 말인데요, 매킨토시 기술 중 상당 부분이 애플 건물 내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라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애플은 ‘조립 모방’의 대가다. 예전의 많은 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애플은 기존 기술과 재료를 조합해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냈다.

간단하게 말해 애플은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기꺼이 들여오고 항상 그것을 자사에 맞게 수정하며 결과를 내는 기술의 오케스트라이자 완성자이다.”

 

 

박은선PD님 - 기술의 오케스트라이자 완성자...이 말은 정말 모방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되겠군요.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오늘날 발명다운 발명이 없고, 이노베이션다운 이노베이션이 없는 것이 사실 아닌가요?

김은섭: 네,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저자는 아예 카피캣에 대한 단어를 다르게 해석합니다. ’카피캣‘은 결코 수치스러운 단어가 아니고, 모방imitation 역시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혁신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효과적으로 혁신을 실행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의 주장의 핵심은 한마디로 ‘모방이 뭐 어때서?’입니다.

지적재산권만 침해하지 않는다면 모방은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거죠.

 

 

박은선PD님- 그러니까 모방이 기업들이 피해야 할 부정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모방을 전략적, 경영적 차원에서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는 거군요?

김은섭 -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또한 모방과 혁신은 서로 보완해주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각종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카피캣은 ‘혁신적 모방’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이런 혁신적 모방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모방을 뜻하는 이미테이션imitation과 혁신을 뜻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합쳐 ‘혁신적 모방가 즉 이모베이터imovators'라고 불렀습니다.

 

 

박은선PD님 - 그러니까...종합해 보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법정 소송을 통해 서로 ‘혁신기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둘 모두 ‘혁신적 모방기업’인 셈이군요. 그렇다면 이런 혁신적 모방기업들은 어떤 기업들이 있나요?

김은섭: 네, 그 점을 살펴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우리에게 혁신기업으로 알려진 IBM, 컴펙, 델컴퓨터, 닌텐도, MS 익스플로러, 포드와 GM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도 알고 보면 모두 모방기업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에는 이들 글로벌 기업의 탄생 역사를 통해 그 점을 낱낱이 밝혀내고 있습니다.

 

 

박은선PD님 - 네에, 그렇군요. 정말 의외가 아닐 수 없는데요,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도 만유인력의 법칙과 뉴턴의 운동법칙을 발견한 후에 “만약 내가 다른 이들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고 말했었죠.

이것만 봐도 정말 하늘아래 새로운 발명이나 혁신은 없나 봅니다.

김은섭: 네 그렇습니다. 저자는 오늘날 혁신이란 ‘창조적 모방’ 뿐이고, 세계화가 가속될수록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카피캣이 되어 모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100% 창조적 혁신을 하려면 너무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있어 카피캣 전략만한 것이 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박은선PD님 -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모방기업들의 카피캣 사례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김은섭: 우선 1971년 보잉 737기로 처음 비행을 시작해 전체 항공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한 사우스웨스트를 들 수 있습니다. 사우스웨스트는 회사 설립 때부터 경쟁상대를 대형 항공사가 아닌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정했습니다. 스스로를 저가 항공사로 규정하고 ‘그레이하운드를 탈 바엔 사우스웨스트를 타자’고 마케팅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가항공사의 처음은 사우스웨스트가 아닌 피플스익스프레스People's Express입니다. 피플스 익스프레스가 정보기술의 결핍으로 경영의 효율성이 떨어져 실패하자, 사우스웨스트가 이 문제점을 개선해 성공하게 되죠.

 

 

박은선PD님 - 세계최대의 마트라 할 수 있는 월마트도 그렇다면서요?

김은섭 -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유통회사 ‘월마트’도 비슷합니다. 월마트의 창업자는 샘 월튼인데요, 그는 평소 “내가 한 일들 대부분은 다른 누군가로부터 베껴 온 것이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패인 역시 지금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월마트를 비롯해 세계의 주요 대형마트를 모두 돌아다니며 그 장점만을 취득해 이마트를 “한국인이 가장 쇼핑하기 좋은 마트로 혁신시켰기 때문”입니다.

 

 

박은선PD님 - 월마트가 뛰는 카피캣이라면, 이마트는 나는 카피캣인 셈이죠. 하하하

김은섭: 네, 그렇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오늘날 기업환경에서 혁신과 모방의 융합, 즉 ‘혁신적 모방’만이 복잡하고 빠른 비즈니스 환경을 이겨낼 생존법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기업의 장점을 모방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혁신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혁신만이 살 길이다’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부셔놓습니다.

아울러 모방이 모델의 외형적 ‘단순 카피copy'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된다면, 결국엔 효과적이면서도 집중적인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사례들을 통해 알려줍니다.

 

 

박은선PD님- 네,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의 ‘혁신적 모방’은 오늘날 같이 빠른 비즈니스 환경을 이겨낼 생존법이다...라는 이 책의 주장이 발상의 전환을 시켜주는 것 같군요. 끝으로 이 책을 볼 때 주목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은섭: 네, 이 책에는 외국도서임에도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들이 유독 많이 소개됩니다. 저자인 오데드 센카가 중국을 30년 동안 연구한 중국통인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경제상황에도 밝아진 것 같습니다.

반도체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가 도시바를 타깃으로 삼아 성공한 스토리, 그리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2002년 머천다이저와 바이어집단을 이끌고 전 세계 마트를 누비며 모방함으로써 이마트를 가장 한국적이고 합리적인 할인점으로 만들어 월마트를 물리친 정용진 부회장 등

국내 기업들의 혁신적 모방 사례들에 대해 자세히 언급해 놓은 점은 이 책을 읽으면서 주목할만 내용입니다.

특히 ‘모방 게임에서 성공하기 위한 6가지 능력과 프로세스’, 그리고 ‘혁신적 모방 법칙 10가지’는 ‘혁신적 모방가imovators'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숙지해야 할 사항들입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을 보다 잘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705


카피캣

저자
오데드 센카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 | 2011-04-2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혁신으로 성공할 수 없다면, '창조적 모방가'가 되라!『카피캣』...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