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훌륭한 목적을 찾아내는 전략가다!
손잡이 하나로 냉온수를 틀 수 있는 수도꼭지를 개발해내 시장을 석권한 미국의 생활용품 회사 매스코는 향후 몇 년 동안 20억 달러의 잉여현금 흐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성공하자 창업자 리처드 머누지언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다. 그리고 다름 아닌 가구산업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2,500여 가구업체들은 모두 영세해서 풍부한 자금력이라면 지배기업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거라 판단한 것이다.
매스코는 총 15억 달러로 10개 업체를 인수, 세계 최대 종합가구 회사 반열에 올랐고 시장점유율 1위도 차지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가구산업에 뛰어드는 동안 매스코의 순이익은 30%가 줄어들었고, 엄청난 자금을 투입한 가구산업에서 뽑아내는 6%의 영업마진은 14%나 되는 다른 영업부문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결국 매스코는 6억 5000만 달러 손실을 감수하고 가구산업을 매각해야했다.
매스코의 실패는 무엇일까, 낙후되고 영세한 가구산업을 선택한 때문일까? 이케아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매스코가 가구산업으로 실패했다면, 이케아는 가구산업으로 말 그대로 대박을 낸 기업이다. 이케아의 창업자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나이 열일곱이던 1943년 가구사업 성장을 거듭해 2010년 현재 매출 231억 유로, 순이익 25억 유로, 매출총이익률 46%를 기록했다. 처음엔 만년필, 액자, 시계, 보석 등을 취급하는 무역회사를 경영했던 캄프라드는 전후 호황기에 스웨덴 사람들이 가구를 많이 구입하는 것을 보고 가구에만 전념하기 위해 다른 모든 상품을 포기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캄프라드는 머누지언이 실패한 가구업종에서 어떻게 성공했을까? <당신은 전략가 입니까>의 저자 신시아 A. 몽고메리는 그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캄프라드는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기업을 구축했다. 그는 머누지언처럼 업계의 경쟁요인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그 요인들 한가운데서 번창하고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기업을 만듦으로써 성공했다.” 82 페이지
이케아는 ‘대체로 돈이 없는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아주 많이 싼 제품을 파는 저가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케아는 단순한 염가 판매점이 아니다. 이케아가 추진한 저가전략의 목적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낮은 가격에 디자인이 훌륭하고 기능성이 높은 다양한 가구 제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상생활을 안겨주려는’ 이케아의 목적에 부합된다.
“목적이란 것은 이케아나 여타 다른 기업이 스스로를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이것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 기업이 세상에 제공하는 독특한 가치, 자기 기업이 남과 다른 점, 그것이 왜, 누구에게 중요한지를 의미한다.” 92~93 페이지
저자는 기업은 목적에서 퍼포먼스의 차이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 포지셔닝, 차별화, 부가가치, 심지어 기업효과까지 기업 경영자들의 대화에 등장해온 전략의 모든 개념은 ‘목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케아의 이러한 훌륭한 목적이 시장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독특한 틈새시장을 만들어냈다고 저자는 평가했다. 이처럼 훌륭한 목적이 가져오는 네 가지 결과로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 그리고 훌륭한 목적은 기업을 '돋보이게' 만들고 가치 창출의 발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이기려면 최고경영자는 스스로 뛰어난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오늘의 리더들이 전략은 뒷전이고, 경영에만 충실한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전략이 조직의 최상층부의 역할에서 전문가의 기능으로 추락해 기업의 활동이 전략과는 동떨어지게 표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케아의 저가전략에 대한 훌륭한 목적은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의 선택>에서 이야기한 기업이 반복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성공공식을 만드는 지속적인 경영 실행 방식, SMaC 레시피를 많이 닮았다. ‘SMaC’는 구체적Specific, 체계적Methodical, 지속적Consistent인 것으로 견고한 SMaC레시피는 단순한 전술이라기보다 전략을 실제 현실로 바꾸기 위한 운영 코드이자 지속적인 실행 방식, 즉 절대로 바뀌지 않을 기업의 핵심가치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세계적인 경영구루 짐 콜린스는 9.11 테러와 같이 나라와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든 예기치 않은 사건 속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기술변화와 글로벌 경쟁이 계속되는 세계경제를 들여다보다 “왜 어떤 기업들은 혼란과 혼돈 속에서도 번창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그렇지 못할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짐 콜린스는 모튼 한센 교수와 함께 9년 동안 2만400개의 미국 상장(上場) 기업 가운데 1972년부터 2002년까지 30년 동안 동종 업계 경쟁사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안겨준 위대한 기업을 추출, ‘10X 기업‘(그 기업의 리더들을 ‘10X 리더’라 불렀다)으로는 암젠,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사우스웨스트항공, 프로그레시브, 바이오멧, 스트라이커 등이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저가 항공분야를 이끌겠다’는 목표 아래 사우스웨스트만의 ‘10가지 일률적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사우스웨스트는 기업의 핵심가치를 구호에 그치지 않고, 2시간 운항, 737기 운항, 10분내 재운항, 화물 항공우편은 취급하지 않고, 기내식 서비스와 연계운송은 하지 않는다 등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확실하게 정했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기 쉽게 확실히 표현했기에 전 직원이 쉽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훌륭한 목적에는 '우리가 만족시키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어떤 종류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우리가 다르게 하거나 더 잘 하는 일은 무엇인가',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저자는 CEO가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이기려면 스스로 뛰어난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케아의 위대한 혁신은 기술적 발명이 아니라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 고개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쇼핑 경험, 일단의 고객들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방법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에 있었다고 평가한다. 훌륭한 목적이 있는 전략에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명교수인 신시아 A. 몽고메리가 하버드경영대학원 EOP(기업가Entrepreneur, 기업 오너Owner, 사장President) 프로그램을 통해 비즈니스 현장과 경영 리더들의 문제를 직접 체험한 저자인지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리더를 관리자가 아닌 ‘전략가’로 변모시키는 혁명적 프로그램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엮은 이 책은 이미 검증받은 컨텐츠라는 점에서 출간부터 화제가 된 책이다. ‘생생한 강의를 지상(紙上)에 옮겼다‘ 는 표현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하면 알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42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저자
-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 출판사
- 리더스북 | 2013-02-06 출간
- 카테고리
- 경제/경영
- 책소개
-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살아있는 전략수업, 리더십에 전략을 더하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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