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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ome place../Richboy, 책방을 뒤지다!

주목되는 금주의 신간- 3월 마지막 주

by Richboy 2016. 3. 30.


똑똑한 정부가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문명사회 구성원들의 의지를 거슬러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는 피해를 막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삶에 개입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뜻이다. 개인의 절대적 독립성에 기초해 밀은 개인을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절대적 주권자로 선포한다. [위해 원칙Harm Principle] 혹은 [자유 원칙Liberty Principle]이라 불리는 이러한 밀의 주장은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리며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와이 넛지?]에서 선스타인은 이러한 밀의 위해 원칙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위해 원칙을 원칙적으로 고수하려 들면,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 주는 다양한 합리적인 정책들이 배제되고, 잠재적으로 더 많은 유용한 개혁안들이 실현되지 않을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경우에도 다수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개개인의 삶에 개입해야 하는 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해 원칙만으로는 국민들이 약을 짓기 전에 처방전을 받게 하고, 근로자들이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것을 쉽게 설명할 수 없다.

선스타인의 이러한 주장, 즉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의 정치학은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체계적으로 실수를 저지르곤 하며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면서도 빈번히 불행을 초래할 선택을 내리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는 행동 경제학의 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선스타인은 판단 실수를 발생시키는 인간의 성향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단기적으로 낮은 비용을 지불하고 장기적으로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행동을 미루거나 외면하는 [단기적 이익에 집착하는 경향], 중요하더라도 두드러지게 [부각되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 자신의 미래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비현실적 낙관주의 경향], 통계적 분석보다 주관적 경험과 감정을 근거로 특정 사안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객관적 확률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향]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은 건강한 삶을 원하면서도 담배를 피우고, 체중 감량을 목표로 삼으면서도 맛있는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다. 자기 자신의 미래를 마치 모르는 사람의 미래처럼 대하며 선택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실수를 하는 이러한 개인들의 비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에 개입하여 실수를 예방하고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첫 만남은 상대방의 성격을 간파할 기회다.
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는가?


프란츠 카프카는 첫인상이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했고, 루이 14세는 첫인상이야말로 가장 잘 들어맞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첫인상에 대한 의견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분분하다. 그런데 어떤 주장이 맞는지 가리는 일은 두 번째 문제다.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단 7초 안에 형성된다는 첫인상의 힘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거의 무의식적이고 즉각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을 내리는데, 이것이 특정한 이미지로 형성되는 것이 바로 첫인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순간이 주는 정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잘 모른다. 첫 만남에서 그저 막연히 좋다, 나쁘다 같은 느낌만 얻고 끝낼 것이 아니라, 정확히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는데도 공연히 결정적인 기회를 흘려보내는 셈이다. 사실 첫인상의 의미나 정확성은 우리가 단번에 상대방을 간파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면 논란거리가 못 된다.

셜록 홈즈가 단숨에 용의자를 읽어내듯
단번에 성격을 파악하는 대인관계의 기술!


추리소설 주인공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탐정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셜록 홈즈는 사건 현장이나 주변인들을 보고 별다른 추가적 정보 없이도 단번에 사건을 풀어낸다. 이것은 명석한 두뇌를 타고난 덕분이기도 하지만 사소해 보이는 요소에 주목하고 그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는 능력을 개발한 덕분이기도 하다.
이런 기술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사물을 볼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늘 첫 순간부터 관찰을 시작한다. 하지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충분히 축적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유의미한 정보를 발견하지 못하고 올바른 해석을 해내지 못할 뿐이다. 정확하게 관찰하고 분석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상대방을 꿰뚫는 단서를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취향의 언어,
그 독해가 인간관계의 성패를 가른다!


이런 관찰을 통한 성격 분석은 통계자료가 뒷받침되었을 때 정확성이 더욱 높아진다. 국내외 드라마에서 심리학자들이 용의자의 신체언어로 그의 행동을 예측하고 해석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것도 통계자료를 이용한 행동심리학 연구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런데 몸으로 보여주는 정보보다 훨씬 더 많이 인간의 성격과 심리를 드러내는 것이 바로 취향이다.

취향은 한 사람이 가진 물건, 생활 습관, 생활 공간 등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무수한 경로로 성격의 암호를 전달한다. 그 사람의 신체뿐 아니라, 신체와 맞닿는 물질적 대상이나 물리적 반경으로 단서를 찾을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되는 것이다.

취향과 성격의 상관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져온 정신과의사와 교육자 출신의 작가인 저자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오랫동안 관찰하여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통계를 활용해 분석했다. 그리고 그 분석을 통해 각 취향이 어떤 성격의 단서가 되며 어떤 심리를 암시하는지 알아냈다. 이 책이 소개하는 ‘취향의 정보읽기’는 짧은 순간의 관찰만으로 상대방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기술을 활용한다면 첫 만남에서 상대방을 아는 만큼 읽어내고 인간관계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왜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걸까?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자신의 잘못이나 실패를 숨기기 위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지 못해서, 변화에 적응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 또한 21세기 들어 인터넷과 SNS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된 기회를 등에 업고, 일부 사람들의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자기과시욕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었다. 그 외에 부모의 자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자신의 정신적 문제점이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심리, 완벽주의에 빠져 약간의 여유도 부리지 않으려는 사고방식 등이 사람들의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 우려되는 사실은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같은 사고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집단 자체가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게 유형 ? 무형의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점이다. 제약 없이 다양한 의견을 게시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출발한 인터넷 공간이 남을 배척하는 집단을 키워내는 공간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런 집단에 의해 요즘 문제가 되는 집단 따돌림이나 약자에 대한 ‘갑질’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사람들의 남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심리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철저히 분석한 저자는, 마지막으로 그들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그런 사람들의 행동 자체를 바꾸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강압적으로 제지시키기보다는 눈치를 주어 그런 행동을 하려는 의욕을 떨어뜨리는 방식을 추천하고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은 상대편을 불안하게 만들어서 뭔가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런 이득을 기대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반대로 계속 시끄럽게 말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조용해지기를 기다리거나 몸짓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다가 그래도 안 되면 말로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면서 딴청 부리는 경우에는 대화 직전 미리 휴대전화를 끄거나 무음으로 전환해달라고 주의시키는 등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리 스스로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건강하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들자


저자는 사람들의 독불장군과 같은 행동이 혹시 우리 자신의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라고 지적한다. 그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 만들어낸 현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인터넷과 SNS 등으로 인해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런 사람이나 집단이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또한 거기에서 예외가 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의 그런 행동 때문에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병이 든 사람들 또한 연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그런 사람들이 저절로 자기 잘못을 깨닫고 바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우리 모두 그렇게 되기 전에 그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독불장군 같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모든 인간관계에서는 나 자신과 내가 상대해야 할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제부터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사람들의 속사정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행동을 수정한다면, 우리 스스로도 남의 말을 안 듣는 사람들을 피할 일도 없을 것이고,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일도 없게 될 것이다.



협동조합은 어떻게 우리 곁에 다가왔을까?
윤리적 소비의 대명사 아이쿱생협을 이끌어온 여섯 리더와의 뜨거운 대화를 통해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살아 숨 쉬는 역사를 마주한다!

[시사IN] 차형석 기자가 만난 아이쿱협동조합의 여섯 리더 신철영, 진경희, 신복수, 이정주, 김주숙, 정병호
그들과의 열띤 대화 속에 협동조합의 위태로웠던 첫 발걸음부터 견고한 성장, 긍정적인 미래까지 담겨 있다.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문을 연 사람들과 만나다

농협, 수협이 아닌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대명사 아이쿱. 윤리적 소비를 이끌어온 아이쿱을 통해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섯 명의 생생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그들은 결코 대단한 학벌을 자랑하거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민간단체의 협동과 성장을 이끌어온 것이 아니다. 평범한 노동자 혹은 주부에서 시작해 건강한 먹거리와 사회 환경에 관심을 갖고 이웃과 손을 잡으며 협동조합의 길을 닦아온 이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젊고 푸르다.

이 책은 재단법인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의 10주년을 맞아 아이쿱생협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여섯 분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신철영과 진경희, 신복수, 이정주, 김주숙, 정병호(차례 순) 등 여섯 명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로 나선 [시사IN] 차형석 기자가 전하는 내밀하고도 진솔한 이야기와 함께 아이쿱생협의 진행형 성장은 물론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살아 숨 쉬는 역사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성장의 중심에서 커다란 위기와 맞서는 법


이 책에는 아이쿱생협이 그동안 많은 위기를 마주하면서 조합원 모두가 힘을 모아, 때로는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그 위기를 극복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내달려온 과정이 세세히 담겨 있다. 쌀을 잔뜩 보관한 창고에 불이 나고, 유통과정에서 제품에 큰 하자가 발생했을 때 협동조합의 리더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1997년 연매출 15억 원과 누적 적자 5억원에 허덕이던 협동조합은 어떻게 2015년 기준 85개 회원조합과 180개 매장을 갖추고 매출액 5256억에 이르는 아이쿱생협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교훈적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시대상과 사회 변화를 담아내며 더욱 흥미롭다. 실화를 토대로 한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우리는 아이쿱 조합원 혹은 협동조합을 모르는 이라 하더라도 어떠한 사회·경제적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 극복하고 더욱 큰 걸음을 내딛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해와 무지 속에서 읽히지 못한 박인환 시
새롭게 읽기

박인환은 당대의 대표 모더니스트이자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시인이었다. 퇴행적 전통에만 얽매이는 문학과 예술의 전근대성을 혐오했으며 이를 바꿀 모더니즘 운동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았다. 새로운 언어로 사회의 모습을 담고자 김기림, 오장환, 장만영, 정지용, 김수영과 함께 신시론 동인으로 인연을 맺기도 한다.
하지만 문우이기도 했던 김수영에게 “경박하고 값싼 유행의 숭배자”라는 멍에를 뒤집어썼다. 그의 낭만적 성향은 화려한 치장을 좋아하는 허영으로, 새로운 시도와 감각적인 언어는 유치함으로 매도되었다. 한국 문단에서도 오랫동안 박인환 시를 진지하게 평가하는 일을 미루었다.
최근 들어 박인환 시의 재조명을 위해 복각본이 출간되고 정리되지 못한 시들도 발굴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새롭게 발굴한 시 2편을 포함해 박인환 시 전집으로 박인환 작품 정리에 방점을 찍고자 한다. 30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기에 그의 시 이력은 짧지만 남긴 흔적이 크다. 모더니즘의 선두주자이자 혼란한 사회에 각성의 목소리를 낸 지식인의 목소리에 우리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모더니스트 박인환 사회 참여에 눈을 돌리다

박인환의 시에는 당대의 우울과 애환이 서려 있다. 해방이 된 뒤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격동기였다. 동족상잔이라는 비극을 만든 한국 전쟁은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이를 회복하기도 전에 이념의 전쟁에 휩쓸렸다. 너나할 거 없이 가난했고 절망스러웠다. 박인환은 피난 생활에서, 종군 기자로 활동하면서 황폐한 상황을 목도했다. 그리하여 이를 넘고자 하는 의지와 저항 의식은 시 곳곳에 있다.
이 책 속 시는 발표순으로 작품을 기계적으로 배열하지 않고 주제를 기준으로 시들을 구성했다. 그의 다양한 면모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부에서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시를 볼 수 있다. 식민지 국가의 자유와 회복 민주 사회에 대한 열망을 읽을 수 있는「인도네시아 인민에게 주는 시」「남풍」 과 같은 시들은 다시금 평가되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2부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이 들어 있고 모더니스트로서의 면모와 시단 활동이 있다. 또한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은 가족의 애환을 다룬 작품들도 있어 전쟁의 참혹함을 엿보게 한다. 3부에는 미국 여행 당시의 시와 국제적 소재의 시를 볼 수 있다. 「인천항」 「세토내해」 「여행」과 같은 시를 눈여겨 볼 수 있겠다. 4부에서는 종군 기자 생활을 겪으면서 본 전후 세계의 참혹함, 폐허들이 담겨 있다. 4부의 문을 연「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은 황폐한 현실에 대한 부정과 비판 정신이 있다. 현실과의 갈등과 긴장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는 시인의 시야는 날카롭고 예리하다. 끝으로 5부에서는 고향과 서정적인 느낌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박인환의 시에서는 회의, 아픔, 문명을 향한 비판, 고향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다. 인간성이 상실되고 전쟁과 자본주의의 폭력이 할퀴고 간 자리에서 무너져 가는 사회에 경각심을 알린 그의 시는 더없이 소중하다.

인간 박인환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찾아가다

이 책은 박인환의 시를 새롭게, 깊이 있게 읽고자 하는 시도로서 만들어졌다. 시를 만나기 전에 그의 인간적 면모와 시의 배경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엮은이 민윤기 시인은 「박인환 시를 위한 여행」를 수록했다. 박인환 시인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여러 곳을 찾은 기록들이다. 우선 박인환이 신혼 생활을 시작했던 곳인 세종로 135번지의 집은 현재 교보문고 광화문 빌딩 뒤편 주차장으로 이용된 공터가 됐다. 전혀 그때의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미미하게 박인환 생가 터 표석이 있다. 엮은이 민윤기 시인은 표석을 소개하면서 표석에 잘못 기록된 사실, 박인환 시집의 제목 등을 바로 잡기도 했다.
소년 시절을 보낸 박인환의 생가를 찾는 길에 대한 설명과 그의 학창 시절 이야기는 마치 박인환 문학 기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박인환의 인생과 그의 시를 말할 때 가장 중요한 곳은 마리서사이다. 그는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버지와 이모에게 돈을 빌려 종로에서 헌책방 마리서사를 열었다. 세계 여러 시인의 시집과 화집들이 많았으며 무엇보다 한국 모더니즘 시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 곳으로 문인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박인환 시인은 이곳에서 시인의 삶을 출발하고 반려자 이정숙 씨를 만나기도 했지만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마리서사는 문을 닫았다.
박인환 문학 기행은 계속해서 그의 출세작이자 동시에 그를 저평가받는 데 일조한 시 「세월이 가면」의 탄생 장소인 명동, 은성 주점을 소개한다. 또한 그의 고향 인제에 있는 박인환 문학관, 그의 묘소가 있는 망우리 공원 등 그의 삶의 따라가면서 박인환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색하면서도 흥미로운 커플,
꿈많은 아빠와 딸의, 꿈같은 여행 이야기!


지금까지 다 큰 딸과 아빠의 여행 이야기는 없었다. 그것도 장장 7년에 거쳐 200여 일 동안 15개 나라, 111개 도시를 여행한 두 세대의 여행 이야기는 더욱 말이다.

이 책은 소소하고, 일상적인 대화가 전부이다. 하지만 이 소소하고, 일상적인 대화의 주체가 아빠와 딸, 그리고 대화의 장소가 인도, 네팔 히말라야, 중국 차마고도, 아프리카, 모로코,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유럽이라면, 이들의 대화 내용에 호기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치하고 사소해서 더 좋은
아빠와 딸의 첫 번째 여행 이야기가 시작된다.


언뜻 들어도 여행 파트너로는 어색할 것 같은 조합, 다 큰 딸과 아빠가 배낭여행을 떠난다. '인도'를 시작으로 '네팔 히말라야', '중국 차마고도'까지 모두 만만치 않은 곳들이다. 그 여행이 끝난 후, 딸은 직장인이 되었고, 아빠는 텃밭을 가꾸고, 여행도 하는 자유인이 되었다. 그리고 5년 뒤, 이들은 다시 한 번 둘도 없는 여행 파트너가 되기로 한다. 장소는 이 여정의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이다.

여행 초반, 1일 1다툼이 기본이었던 이들은 점점 최고의 캐미를 자랑하는 둘도 없는 여행 콤비가 된다. 이들은 낯선 여행지에서 예측불허의 경험들을 함께하며 일상의 결핍들을 서서히 채워나가고, 잊고 있었던 꿈을 기억해내고, 사치라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꿈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해 나간다. 공저자인 아빠의 꿈에 대한 글과 사진은 특히, 그 투박함과 간절함에 더 뭉클하게 다가온다.

모든 청춘들을 향한 무한 응원의 메시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동안 딸은 20대에서 30대로, 아빠는 50대에서 60대로 변하였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이들은 아직 뜨거운 청춘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정말 필요한 것의 결핍과 포기의 과정을 겪고 있는 모든 청춘들의 허한 마음을 때로는 위트 있게, 때로는 잔잔하게 채워주고 있다.
또한 당신의 아버지, 당신의 딸 혹은 당신의 누군가와 어색하고 서툴게라도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고 싶음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이들은 그 소소한 일상이 자신들과 같은 여행이 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라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COMING SOON-
계속해서 흥 충만한 두 여행 콤비의 스페인에서 산티아고 순례길, 동유럽까지의 두 번째 여행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