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인공지능 시대에도 내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생후~ 12세까지(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가 뇌 구조가 확장되는 시기 이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두 번째 이유는, 책읽기는 '상상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라고 말했어요.
아이의 뇌는 우리가 미술 시간때 자주 경험했던 찰흙과 같아요.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지죠.
그래서 아이의 뇌가 말랑말할 때 많이 경험하고, 많이 상상할수록 뇌의 신경세포들은 많이 결합되는데요, 많이 경험하고 상상하게 해 주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책읽기에요. 책 읽기를 많이 하면 할수록 신경세포들은 더욱 촘촘하게 연결되고 연결고리는 더욱 튼튼해지니까요. 한마디로 초등학생 때 책을 많이 읽어야 머리가 좋아지는거에요.
참고로 인간의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세포수는 약 1천억 개이고, 뇌 신경세포들을 연결시키는 시냅스 즉, 뇌의 연결고리들이 조합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액 100조 개라고 하니 책을 읽으면 내 아이가 머리가 좋아질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단 의미에요.
주의할 점은 반대로 많이 경험하지 않고 많이 상상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서 이 시기에 책 읽기를 하지 않으면 뇌 신경세포의 연결고리들은 점점 얇아지다가 아예 지워져버린다는 사실이에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12세까지 늘어난 뇌구조로 평생을 써먹어야 하니까, 12살 이전까지 책 읽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점, 절대로 잊지 마세요.
마지막 세 번째 인공지능 시대에도 내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문해력이 좋아지기 때문'이에요.
요즘 아이들이 문해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TV나 언론은 물론이고 교육계에서도 난리에요. 그러자 학부모들은 겁을 먹고 문해력 문제집을 사거나, 아이들을 문해력을 가르친다는 학원을 보내죠.
그러면 안돼요.
문해력은 말 그대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해요. 문해력이 좋다는 말은 어휘를 많이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문해력은 곧 어휘력이란 뜻이죠. 문해력은 억지로 욱여넣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익혀야 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아이 스스로 문해력을 익힐까요?
그 답을 알기 전에 먼저 문해력이 왜 중요한 지 살펴볼게요.
교사이면서 작기인 전병규 선생이 쓴 <문해력 수업>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일상에서 사용하는 어휘는 대략 5,000개 입니다. 이를 기본 어휘라고 합니다. 기본 어휘 5, 000개 중 1,000개가 약 83% 정도의 빈도로 쓰이고, 나머지 4,000개가 17%만큼 쓰인답니다. 일상 속 커뮤니케이션의 대부분이 1,000개의 단위로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기본 어휘 5,000개에 가끔 사용하는 5,000개의 어휘를 합치면 공통 어휘가 됩니다. 1만 개의 단어가 우리가 보통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어휘의 범위 입니다. 그런데 어휘는 이게 다가 아니지요?
나머지 어휘는 모두 몇 개나 될까요?
2020년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표제어는 총 42만 3,170개라고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공통 어휘 1만개를 뺀 41만 개는 무엇일까요? 이는 일상에서 잘 사용하지 않아 희귀 어휘라고 합니다. '등장인물', '곶', '원자' 등이 희귀 어휘의 예입니다.
(중략)
희귀 어휘는 학문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학문 어휘라고도 부릅니다. 학문 어휘를 얼마나 잘 배우고 많이 아느냐가 학업 성적과 직결됩니다. 왜냐하면 어휘가 바로 개념이자 지식이거든요. 쉽게 말해, 공부란 학문 어휘를 수집하고 이해하는 일입니다."
(문해력 수업, 전병규, 68~69쪽)
요약하면, 내 아이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집에서 사용하는 대화에는 없는 단어를 배우기 때문이에요. 단어는 많이 알면 알수록 똑똑한 사람이 되요. 사전에는 약 420,000여 단어가 들어있다고 했는데요, 가정에서는 겨우 5,000단어 정도 사용한다고 해요(게다가 소득 수준에 따라 저소득층 가정과 고소득층 가정의 단어사용량은 세 배에 달한다고 해요).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배우는 단어는 6년 동안 10,000단어 조금 넘어요. TV를 들으면서 배우는 단어도 비슷한 수준이에요. 내 아이는 1년 동안 학교에서 약 900시간을 보내요. 하지만 같은 기간 아이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7,800시간이에요. 나머지 어휘는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바로 집에서 책 읽기를 통해 배워야만 해요.
지금까지, 인공지능 시대에도 내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세 가지 이유에 대해 살펴봤어요.
종합해 보면 초등 내 아이가 책 읽기를 하면 머리가 좋아지는 12세 까지 결정적 시기에 뇌 구조를 확장시키고, 상상력도 풍부해지고, 성적을 올리는 문해력도 좋아져요. 덧붙여서, 초등학생이 책 읽기를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습관' 때문이에요.
우리의 뇌는 참으로 게으르다고 앞에서 이야기 했어요. 우리가 하루를 보내면서 소모하는 에너지의 약 25퍼센트를 뇌가 담당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뇌는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만 일하고 움직이려고 하죠. 돌려 말하면 이때에 좋은 습관, 이를테면 독서습관, 공부습관, 운동습관, 수면습관을 갖추면 평생 동안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단 말이기도 해요. 어릴 때 책 읽는 습관이 생기면, 평생 동안 책을 가까이 두고 사는 삶을 살아요.
예를 들어 볼까요?
세계적인 부자인 워런 버핏은 9살 때 용돈을 모아 신문을 사서 약간의 이익을 붙인 후 길거리에서 팔았어요. 나중에는 친구들을 직원으로 채용해서 팔았죠. 작지만 신문판매업이라는 회사를 운영한 셈이에요. 그렇게 모은 돈으로 11살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죠. 그 때 그는 “나는 11년을 헛살았다.”라고 말했어요. 하루라도 빨리 돈을 알고 저축하고 주식투자를 했더라면 하고 아쉬워했던 거죠. ‘돈이 스스로 돈을 벌어주는 마법’을 그 때 깨달았거든요.
시간적인 측면에서 ‘독서가’가 되는 것와 ‘부자’가 되는 것은 매우 많이 닮았어요.
우선 책읽기와 부자공부 둘 모두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독서는 12살 무렵까지 '독서습관'이 갖춰져야 평생 독서가로 살 수 있기 때문이고요, 어려서부터 용돈을 아껴 저금을 할 줄 알아야 돈을 모을 줄 알고 가치 있게 쓰는 사람이 되죠. 초등 내 아이가 책 읽기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알았어요. 그런데, 또 다른 질문이 생길 거에요.
"책 읽기를 싫어하는 내 아이, 어떻게 해야 책을 읽을까?"
이 질문도 고민하지 마세요. 제가 다음 글에서 속 시원하게 알려드릴게요, 꾸벅.
리치보이 - <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 1, 2>의 저자, 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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